쥐구멍 볕이라도 보게 해주고 싶었는데… 미안하다!
"워낙 중구난방으로 쓰여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주간 마감을 겨우 마친 뒤 글을 올려놓으면 간혹 달리는 댓글입니다.
워낙 유리멘탈을 타고 나서 그런지, 본 순간 울컥 치밀어오르곤 하죠.
그래도 요즘은 좀 나아졌는지,
귀를 후비적거리며 "뭐 어쩌라고…"라며 시크한 척 중얼거리는 허세 정도는 부릴 수 있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멘탈이 좀 강해진 거고, 나쁘게 생각하면 뻔뻔해진 건데…
다행인 건지 불행인 건지 매번 헷갈립니다.
회사에서 직업으로 쓰는 글들이야 어떤 식으로든 핑계를 댈 수 있다지만,
꼭 그게 아니더라도 요즘들어 쓰는 모든 글이 '구구절절' 늘어진다는 느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서 쓰는 글에는 핑계를 붙일 수 없는 노릇이니,
구구절절 늘어진다 싶은 생각이 들면 한층 더 시큰함이 느껴지곤 하죠.
그러고 보니, 브런치를 시작하고 그리 오래 되지 않았던 어느 날,
<짧게 쓰는 묘미>라는 제목으로 몇 마디 적었던 게 생각나네요.
그 이후로 적은 글들을 보면 딱히 성공한 적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시무룩해지곤 합니다.
생각 하나를 쓰다 보면 어느새 다른 생각으로 어물쩍 넘어가고 마는 산만함.
그래서 또 언젠가는 <생각이 날아다니는 사람>이라는 글을 쓴 적도 있죠.
산만할 정도로 날아다니는 생각이란 건, 때때로 분명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만…
또 어떤 때는 원망스러울 정도로 심각한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하나의 생각에 집중하지를 못하니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끊어져 버릴 때가 많거든요.
그렇게 끝을 보지 못한 글들이 벌써 한가득입니다.
브런치 작가의 서랍에, 휴대폰 메모장에, 휴대하고 다니는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쌓여있죠.
잘 정돈돼 있어도 착잡할만큼 많은데…
먼지투성이 창고나 다락방처럼 켜켜이 쌓여 있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입니다.
그러고 보니 미완성의 글이 잔뜩 쌓여 있어서 고민이라는 글도 벌써 여러 차례 썼던 것 같은데…
혹시 다른 글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셨더라도,
그냥 '제 딴에 그만큼 고민인가 보다' 하고 넘어가주셨으면 합니다.
'공용 공간에 자기 일기 쓰는 미친놈인가 보다' 하셔도…
뭐… 딱히 반박할 말은 없군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