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더라…
아무렇지 않은 듯 그대가 이야기했던 이후,
아무렇지 않은 듯 나 또한 느꼈습니다.
그대를 더 이상 마음에 담지 않는 게 맞는 거라고.
그것이 그대가 원하는 거라고,
차마 직접 말하지 못해 돌려서 말하는 거라고.
그러니 그대를 위해줘야 한다고,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 것,
곤란하게 하지 않는 것 또한 배려가 될 거라고.
그렇게 믿었습니다.
아니, 믿으려 했습니다.
그래야만 아프게 죄어오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으니까.
며칠 시간이 지났습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그대 생각이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안심했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 않다는 사실에.
생각보다 쉽게 잊을 수 있을 것 같음에.
지난 날 미처 닿지 못했던
몇 번의 아픔을 겪어본 덕분일까.
아무튼 이번에는 별로 아프지 않게,
그렇게 넘어갈 수 있었다며 안도했습니다.
하루, 이틀, 그렇게 며칠이 지났습니다.
지금 난, '착각'이라는 말을 24시간 품고 삽니다.
아무 일 없었던 척 문자 하나 보내고 싶은 마음도,
별일 아닌 척 인사 한 마디 건네고 싶은 마음도,
모두 내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음을 발견하면서.
그리고는 뒤늦게 깨닫습니다.
'별로 아프지 않았다'는 그 느낌이
얼마나 오만한 착각이었는지를.
술 한 잔에 무심코 들여다 본 '지극히 개인적인' 곳.
새삼 다시 생각합니다.
말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니었음을.
말하지 않는 게 낫다는 마음이 좀 더 앞서 있었을 뿐이었음을.
몇 번이고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상투적인 대답 한 마디라도 듣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게 그대를 위하는 거라는,
이기적인 해석이 늘 먼저였으니까.
매년 돌아오는,
모두가 서로를 향해 마음을 속삭이곤 하는,
아니… '그런 날이라고 들은' 오늘.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중
나 혼자만 쓸쓸한 게 아니라는 걸 잘 알면서도,
견뎌내기 쉽지 않은 쓸쓸함이 젖어드는 그런 날.
[1 days ago]
하루 전, 그대의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 남긴
사진과 단어 몇 개를 곱씹으며,
뜬 눈으로 밤 시간을 보냅니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머릿속으로 시계를 되감아
그 날 그 때로 돌아갑니다.
그대의 말에 담긴 진짜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혹시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건 아닐까.
나 혼자만 부풀려 생각하는 건 아닐까.
자꾸만, 고민하게 됩니다.
자꾸만, 자꾸만…
그렇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