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을 엿볼 수 있는 판타지, '상징'으로 채워진 그 곳 <신의 탑>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183559
작품명 : 신의 탑
플랫폼 : 네이버 웹툰
매주 월요일 연재 중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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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창조.
어렵고도 까다로운 작업이다. 캐릭터 및 인물 관계도 설정은 난이도 '하'에 불과하다. 관습, 제도, 암묵적으로 깔려있는 의식과 문화, 혹은 사상과 이념까지. 오래 전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기반 요소들. 세계를 창조한다는 건, 이 모든 것까지 하나하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상 속에 너무 자연스레 존재하는 것들. 그래서 딱히 중요한 것인지 느끼지 못하는 것들. 그 모든 게 작가의 손끝에서 분해되고 재구성된다. 탄생한 결과물은 울음을 내지름과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다. 얼마나 튼튼한지, 얼마나 촘촘하게 연구했는지, 수많은 눈과 머리가 달려들어 너도나도 점수를 매긴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구멍'(대표적으로 설정붕괴)이 발견되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럭저럭 메울 수 있는 작은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세계관의 규모가 클수록 구멍의 위험도는 덩달아 커진다. 이에 따라 작가의 역량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른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완벽'이란 쉽게 쓰는 것과 달리 무척 어려운 말이다. 늘 그렇듯이.
어렵사리 만들어진 세계관만큼이나 커다란 이야기. 그렇기에 '대작'을 이야기하는 건 항상 부담스럽다.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분량의 측면이든, 그 안에 담고 있는 의미의 측면이든, 짤막한 리뷰 한 토막으로 말하기엔 절대 쉽지 않은 일. 그 안에 구구절절 녹아있을 '작가의 철학'을 찾아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솔직히 작품 설정을 되짚으며 이야기를 따라가기만 해도 벅찰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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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시절 병영 도서관에 틀어박혀 수많은 판타지 소설들을 읽었다. 그것을 끝으로, 중세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에 싫증이 났다. 더 나아가고 싶었다. 익숙한 향기는 묻어 있되 조금 더 참신한, 그런 세계관 위에 얹어진 장편 대작. 여기에 나름대로의 철학까지 담긴 작품을 찾아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다.
그렇게 만난 작품 중 하나가 네이버 웹툰에서 매주 월요일 연재 중인 <신의 탑>이다. 웹툰 앱이 개편되기 전에는 각 작품마다 간단한 소개를 미리 볼 수 있었는데, <신의 탑>은 그냥 단순히 '모험 판타지'라고만 적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처음엔 그냥 지나쳤었다. 구체적인 이미지를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듣고서야 첫 화를 클릭했다.
시즌 1을 정주행한 뒤, 어느새 깊이 매료됐다. 두근두근. 심장이 뛴다. 이건...... '물건'이다! 노트를 펴놓고 머릿속으로 떠오른 이미지들을 간단하게 기록해보았다. 탑, 소년과 소녀, 꿈, 배신, 그리고 모험. 키워드만 나열해놓으니 너무 평범하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결코 평범치 않다. '세계관', 그리고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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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가장 바깥에는 '탑을 오르는 사람들'이라는 프레임이 존재한다.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는 탑 정상. 그 곳에 오르기 위해,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작중 인물들은 살아간다. 그들에게는 오직 그것이 목표이자 과제다.
그 자체가 이미 판타지지만, 여기에 '시험'이라는 명목으로 갖가지 '게임'들이 끼어든다. 크라운 게임, 잠어몰이, 믿을 수 없는 방, 원 샷 원 오퍼튜니티, 성장형 토너먼트 등 다양한 종류의 게임이 인물들의 운명에 개입한다. 게임 자체는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을 차용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스토리에 녹여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SIU 작가는 제법 깊이 있는 게임 '덕력'도 갖춘 것이 분명하다.
당시 이슈 관련기사 :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65889
'게임과 닮은 작품'이라는 이미지는 한 가지 근거를 더 가지고 있다. 바로 포지션 개념. 낚시꾼, 창지기, 등대지기, 탐색꾼, 파도잡이. 크게 다섯 부류로 나뉘는 포지션은 RPG에서 찾아볼 수 있는 '클래스'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이들 모두가 '물' 혹은 '바다'와 연관된 명칭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관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탑 정상이라는 목표. 게임의 형태를 빌렸지만 게임이 아닌 과정. 저마다 다른 소원을 품었겠지만, '일단 정상에 오르라'는 과제를 수행하는 인물들. 가끔 현자타임이 왔을 때 이 작품을 보다보면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 같아 씁쓸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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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가 나온 김에, <신의 탑>에서 다루는 이야기를 놓고 간략화, 추상화 작업을 해본다. '탑'이라 명명된 세계, 자하드(왕)와 10가문 등 지배세력. 이는 흔히 '제도권'이라 불리는 권력집단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들이 만들어낸 질서에 따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바꾸려는 사람도 존재한다.
그 안에 살아가는 군상들의 모습도 우리 사회와 꽤 비슷하다. 룰을 따르는 사람, 룰을 만들고 지배하려는 사람, 룰을 뒤집으려 하거나 신경을 끄거나, 아무튼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 나, 그리고 당신의 주위에도 얼마든지 존재할 법한 사람들이다. 동료가 되었다가 떠나가기도 하고, 칼을 맞댔던 사람이라도 어느새 힘을 합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평생 함께 할만한 동료를 찾기도 한다. 아무도 모르는 게 사람 인연이라는데, <신의 탑>에는 그런 요소까지 담겨져 있다.
<신의 탑>이 제시한 세계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들을 재활용했기 때문이다. 그 위에 픽셀 하나하나까지 새 것처럼 보이는 스킨을 씌워냄으로써 창조적인 느낌을 한아름 선사하는 것이다. 익숙한 코드의 새로운 해석. 하아...... 아무래도 이건 '모태대작'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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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롭게 생긴 습관이 있다. 멋들어진 세계관을 만든 작가를 보면 신상을 파헤치는(?) 일이다. 뭐, 나이는 몇 살인지, 과거 이력은 어땠는지 등을 찾아보는 간단한 수준이다. 리뷰를 위해 오랜만에 <신의 탑>을 처음부터 다시 보다가 SIU 작가의 코멘트로부터 2014년에 이 작가가 29살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 여러 모로 절망적인 소식이다. 부럽다. 그의 재능이.
이만한 퀄리티에 이만한 분량. 칼 같은 마감시간 준수. 최근 손목에 이상이 생겼다는 소식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 부디 건강관리를 잘 해서 이 대작을 끝까지 선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나저나, 오늘도 결국...... '뻔한 리뷰'의 한계는 넘어서지 못하고 말았구나.
아...... 일단 모르겠고, <신의 탑> 설정집이나 정독하러 가야겠다. 습작이라도 해야지.
P.S. 글을 발행해놓고 블로그를 읽다보니 원작 세계관이 따로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조만간 리뷰 내용을 수정해야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