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글로 Jul 22. 2022

마음을 드러낸다는 것

'날것 그대로의 마음'을 드러내는 일의 무게

마음을 드러낸다는 건,

참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마주 앉은 단 한 사람,

아주 가깝게 지내온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무슨 까닭일까요?

마음이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일 텐데,

왜 이토록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테지만 아무래도...

드러낸 마음이 저마다 다른 색으로 보이기 쉽다는 것.

꺼낸 마음이 저마다 다른 무게로 느껴지기 쉽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드러내고 꺼낸 내 마음이,

있는 그대로의 내 것이라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

그런 이유들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물며,

마음을 담은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떨까요.


가까운 한두 사람에게 마음을 보이는 일조차도,

고민하고 망설이고 또 앞뒤를 재보게 되는데.

불특정 다수에게 보일 글에 마음을 담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마음이라는 말이 들어가도록 매거진 제목을 정할 때부터 쭉 고민해왔던 부분입니다.


지난 시간, 꽤 많은 글을 썼습니다.

쓰레기통이 더 어울릴 글도 많았지만,

무수한 삽질과 곡괭이질 끝에 많은 분들이 봐주신 글도, 스스로 봐줄 만하다 자찬하는 글도 몇 있었죠.


물론, 글을 많이 써봤다 해서 글쓰기가 마냥 쉬워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는지 몰라도 저는 그렇습니다.

오히려 쓰면 쓸수록 고민이 많아짐을 느낍니다.

마음을 담아내는 글이라는 게,

얼마나 어렵고 두렵고 걱정하게 만드는 것인지에 대해서요.


별생각 없이 툭 하고 던져놓은 내 마음 조각이,

누군가에겐 온 마음을 짓누르는 무게가 되지는 않을까.

오랜 시간 망설이고 고민해 꺼내놓은 내 소중한 마음이,

누군가에겐 거들떠볼 가치조차도 없게 되지는 않을까.


늘 그런 마음입니다.

늘 같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모든 글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 순간이 두렵습니다.


그래도 그런 마음을 다잡아 또 하나를 씁니다.

숱한 망설임과 게으름과 혼란스러움을 이겨냅니다.

그리고 빌어봅니다.

부디 누구에게든,

잠시의 눈길이나마 머물만한 가치가 있는 넋두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글자 한 문장씩을 눌러 써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