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글로 Feb 23. 2023

기회를 보는 안목, 나에겐 있을까.

기회는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게 아닐까.

왜 내게 기회를 주지 않았나요?


죽어서 신을 대면한 아무개의 뻔한 항변.

그에 대한 신의 대답 또한 진부하다.

'수많은 기회가 있었다. 네가 알지 못했을 뿐.'

디테일은 다를지라도 뼈대는 비슷한,

인터넷에 떠도는 흔한 이야기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이라고들 한다.

 말에 언급된 '준비'라는 건 뭘까.


어떤 특정한 능력일 수도 있고,

바람직한 습관 같은 것일 수도 있다.

혹은 남다른 눈치일 수도 있고,

과감한 도전정신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재력 같은 물질적인 것,

아니면 마음가짐 같은 의외로 단순한 것일지도.


무엇이 됐든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안목'이 덧붙어야 한다는 것.

기회가 왔는데도 알아볼 안목이 없다면

그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을 테니까.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잡은 기회에 대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그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마음으로 인해,

꽤 많은 '기회 스토리'를 접해봤다.

그로부터 얻은 결론.

기회는 어딘가로부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늘 주위에 있다가 '발견'되는 것이라는 점.


물론,

모든 기회가 대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어떤 것은 사소한 변화에 그치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사소해서 아무것도 아닌 듯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회의 크고 작음이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을 잠재적 기회로 볼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비유하자면 초등학생이 배우는 공중도덕 수준의 문제가 아닐까.


.

.

.


큰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그럴듯하게 늘어놨지만,

사실 이 글은 나 스스로에게 하는 꾸짖음이다.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며 준비 중이라 둘러대며 오늘도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나.

과연 나는 기회를 포착할 안목을 갖고 있는 걸까?

솔직히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

살면서 얼마나 많은 기회가 나에게 왔었을까.

정말 신이 있다면, 그 많은 기회를 번번이 흘려보내고 마는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 저 자식도 나중에 내 탓할 게 뻔하네.'라며 혀를 끌끌 차지는 않았을까.


꽤나 늦은 출발일지도 모르지만,

원하는 곳에 끝내 닿지 못하고 말지도 모르지만,

이제라도 일상의 피곤함을 핑계 삼아 놀기 바빴던 퇴근 후 시간에, 진작부터 꾸준히 했어야 할 일을 하나씩 채워본다.


인생 끝자락을 눈앞에 둘 어느 날,

신 탓, 남 탓이나 하며 마침표를 찍는,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 엔딩을 보고 싶지는 않으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