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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로 Jul 06. 2024

방구석에서 떠나보는 여행

몸이 갈 수 없는 길, 마음이라도 떠나봅니다

사실, 여행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좋아하지 않는다.

실제 여행지에 가서는 잘 노는 편이니까.


그래서 드는 생각.

순간이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초고속으로 원하는 곳을 오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마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어렵겠지만.

(나 죽은 뒤에도 어려울 거 같긴 하다)


그나마 국내여행은 좀 괜찮다.

어딜 가든 필요한 건 대부분 구할 수 있고,

말이 안 통할 일도 없으며,

어지간해서는 안전하다는 보장이 있으니까.

준비라고 해봐야 별로 할 것도 없고

무거운 몸뚱이를 일으켜

집을 나서는 데만 성공하면 절반은 된 거니까.


하지만... 해외여행은 참 쉽지 않다.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야 넘치도록 많다.

하지만...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다.

첫째는 귀찮음이요,

둘째는 불안함 내지는 두려움이다.

... 그래 뭐, Money가 제일 큰 문제 이긴 하지...


여행을 가고는 싶지만,

준비하는 과정의 설렘을 모르는 게으름.

그 결과 '구글 맵으로 이곳저곳 구경하기'라는

다소 생뚱맞은 습관을 만들었다.

여행지를 다룬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여행정보 사이트를 구경하다가,

혹은 소설에 언급된 나라나 도시를 보다가,

문득문득 구글 맵을 열게 된다.


특별히 뭔가를 하지는 않는다.

(사실 구글 맵으로 특별히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그냥 보고 싶은 곳을 찾아가,

최대한 크게 확대해 보는 게 전부다.

유명한 랜드마크들이 보이고,

도로 이름이 보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이용할 법한

가게 이름이 보일 때까지.

대체 무슨 짓인가 싶다가도

하다 보면 은근 재밌을 때가 있다.


그렇게 지도를 들여다보고 나면

머리는 보통 비슷한 프로세스를 거친다.

오호, 흥미로운데?
가보면 재미있을지도?
...하지만 귀찮아. (돈도 없어.)

그렇게 그냥,

간접적인 구경만 실컷 하다 끝난다.

진짜, '이게 무슨 짓인가' 싶다.


그러다가 최근,

진짜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다.

바로 '크로아티아'다.

유럽이라면 보통 대서양에 인접한 나라들만

주워섬기던 나였다.

소위 '동유럽'이라는 지역은 잘 몰랐기에,

크로아티아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참 인상 깊게 다가왔다.


아마 바다의 물빛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연초에 다녀왔던 제주도에서

바닷가 파도를 바라보며

편안하게 멍 때린 기억이 있어서일지도.


내 성향을 생각해 보건대...

아마 언제가 될지 모를 신혼여행 때나

조심스레 의견을 내볼 것 같다.

"크로아티아는 어때?"라고.


결과는 뭐...

될 대로 되라지.


[크로아티아에 꽂히게 만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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