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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로 Aug 03. 2024

연결되지 않은 시간들

관계와 고독, 반복되는 평행선 위에서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은 불편하다.

나는 그 이유를 안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가급적 양보한다.

선택권을 먼저 갖도록 한다.

내 주위에 그어놓은 선을 넘지 않는 선택이라면,

맞추려 애쓴다.

그것이 내 본성이다.


물론,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또한 이기심을 가진 인간이다.

'친한 사이'일수록 그 본성이 옅어진다는 뜻이다.

다만, 그런 사이가 되기까지는...

아무래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내가 맺는 관계 대부분이 피곤한 이유이며,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연결되지 않은 시간'은 늘 한계가 있다.

혼자 있다 보면 또 어느새,

사람이 그립다. '연결'을 바라게 된다.

관계에 지치는 일과 고독에 외로워지는 일.

쉼 없이 반복되는 흑과 백 같은 두 갈래 마음.

이유를 설명할 재간은 없다.

아니, 사실 설명할 필요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사람을 그리워함은 인간이라는 종의 본능이요,

사람을 밀어내고픔은 나란 인간의 본성일 뿐이니.


여전히 살아갈 날이 적지 않다.

삶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변수가 없는 한, 아직 남은 시간은 많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아마 계속 변해갈 것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본성'들 중에도,

새로운 정반합(正反合)을 맞는 것이 있을지 모른다.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지금 가진 결론대로 살아갈 것이다.


'연결되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품어야 할지.

그 시간을 어찌 보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지를 고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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