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당신이 준 것이었으니까요, <심인애 씨의 소유>
작품명 : 심인애 씨의 소유
플랫폼 : 다음 웹툰(만화속세상)
2006년 3월 완결작 (무료)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친척집을 전전하며 자랐다. 너무 이른 나이 때부터 차별을 알았고, 소외를 배웠다. 어울리지 않는 나이에, 원치 않게 깨달아버린 인생의 어두운 면. 그것을 감당하기에 너무 어렸기에 상처도 컸다. 애초에 내 자리가 아니었던 집을 떠나 혼자가 되는 길을 택했다. '내 편'이 되어줄 사람 하나, 편히 기대 쉴 수 있는 곳 하나 없는 어린 인생이 얼마나 비참한지, 머리와 가슴에 깊이 새기며 '삶의 끝'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딱히 부족한 것 없이 살아왔다. 모든 일에 자기자신이 중심이긴 했지만, 별다른 구김살 없이 모나지 않게 자랐다. 밝고 유쾌한 성격에 친구도 많았다. 특별히 정의감이 있었다거나 했던 건 아니었다. 그저 타인을 바라보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다고, 그렇게 생각했을 따름이다. 그때 소년에게 내밀었던 손 역시 어떤 깊은 의미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아마 동정, 혹은 연민. 그 정도였을 뿐이겠지.
우연히 다가와 짧은 한 마디만을 건네고 갔지만, 내게 그것은 너무도 진한 향기로 남았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그래서 너무도 빨리 포기하려 했던 인생이었다. 소녀의 한 마디는 나에게 따스함이었고,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해준 힘이었다. 그 후로 늘 멀리서 바라보며 살았다. 혹여나 부담이 될까, 존재를 드러내지도 않은 채. 10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잠든 그녀를 향해 건넬 수 있었던 말. "그때... 당신이 날 살린 거야."
말과 행동, 모두 나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두려움이 앞섰다. 다짜고짜 '지금은 내가 필요하다'니. '필요 없어지면 그때 사라져주겠다'니. 낯선 상황과 낯선 사람이 만들어낸 익숙치 않은 모든 것. 그는 친절했고, 순수했다. 무엇보다 따스함이 있었다. 기억의 일부가 잘려나갔다는 사실과 함께 그와 함께 하는 새로운 삶도 익숙해져 갔다. 어느새, 그의 자리는 너무도 커져버렸다. 필요 없어지면 사라져주겠다는 말. 난 아직 그가 필요하다. "돌아올 거야... 꼭..."
존재도, 마음도 꼭꼭 감춰둔 채 따라왔다. 돌아갈 곳 따위는 없었고, 이미 내 삶의 모든 이유는 그녀에게 있었다. 물론 고민한 적도 있었다. 이제서야 겨우 닿게 된 그녀의 손을 당연히 잡고 싶었다. 하지만... 숨 쉬는 모습, 행복하게 웃는 모습,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 내가 그녀에게 원한 것은 오직 그것 뿐이었다. 이미 오래 전 버리려 했던, 하지만 그녀가 되찾아준 삶. 이제 그녀에게 다시 선물하려 한다.
이미 내 모든 것이 당신의 것... 나는, '당신의 소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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