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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Nov 29. 2021

품격의 미래 : 돈보다 심리, 문화 지식 자본

 아비투스 (HABITUS)(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 아비투스(HABITUS)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 습관, 아우라,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제2의 본성, 계층 및 사회적 지위의 결과이자 표현


$ 돈 vs 품격


"돈이 곧 품격이지"라고 생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요. 돈이면 품격도 살 수 있을까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졸부를 멸시하고 식자를 숭상하는 면도 여태 존재하지요. 그것은 오랫동안 왕과 성직자와 귀족, 그리고 사농공상의 신분 체계가 만들어온 허상일까요? 실제로 특정한 신분과 계급은 그렇지 않은 신분과 계급과 구분되는 '무엇' 즉 '아비투스'가 있기를 바랐고 그것을 끊임없이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은 너무 과도한 '격식'으로 나타나기도 하였지요. '인의예지'는 그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허례허식이 극단으로 치우치면 그 '형식'을 사수하기 위해 인간이 거꾸로 존재하게 되는 모순을 낳았습니다. 서양에서도 다르지 않았는데, 과도한 종교적 격식은 그 '율법'을 지키기 위해 인간이 거꾸로 목숨을 내놓아야 했습니다. 모든 사상이 그랬었지요. '격식'과 '형식'이 생명력을 지니고 인간을 그 안에 가두게 되면, 주객이 전도되어 그 틀을 어기게 된 인간에게 무서운 형벌을 항상 내려왔으니까요.


한편으로는 그 '무엇'은 좋은 말로 포장되어 오늘날에까지 이르기도 하지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던가 '에티켓'이란 명칭이 그것입니다.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지만, 사실은 구분된 그들만을 위한 리그를 위한 진입장벽이었지요. 요즘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어디서 끌어와 달고 있지만 그에 합당한 인간이 있기나 한 걸까요?


$ 최상위와 나머지를 구분 짓는 표현이자 습관


4차 산업혁명, AI의 시대에 아직도 '계층'을 운운하고 최상위와 나머지를 구분 짓는 표현이자 습관을 이야기하는 것은 혀를 끌끌 찰 만한 일이기도 하지만 인간은 엄연히 계급 사회에 살아왔었죠. 오늘날엔 엄청나게 완화, 평등화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계층 사회의 관습을 따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계층의 어디쯤 있을까요? 하위, 중위, 혹자는 나 정도면 상위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최상위층이 보기에는 상위조차도 하위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 '아비투스'는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 대대로 익혀온 관습이기도 하고, 한 두 세대를 뛰어넘어 변할 일이 아니랍니다. 그런 고로 최상위로의 진입은 아무리 용써봐야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지요. 어쩌다 일확천금의 부자가 된다 하더라도 진정한 최상위에게는 배척당할 일만 남은 것입니다. 


이러한 최상위가 절대 될 수 없다는 현실은 은근 기분 나쁘면서도 수긍도 가는데 이 책의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어차피 최상위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요?


$ 최상위 바겐세일


그러면서도 다행히 저자는 '아비투스'를 위한 인간의 자본 중 유형자본인 경제 자본을 순서상 맨 뒤에 배치하고, 대신 무형자본인 심리, 문화, 지식자본을 무려 세 영역으로 나누어 강조하였습니다.

즉 심리, 문화, 지식 자본을 경제 자본의 3배의 가치로 본 것이지요.


여기서 그동안 개인적으로 느꼈던 모순이 하나 풀렸었지요. 심리, 문화, 지식, 즉 생각과 취향은 최상위 같고, 그러고 싶은데, 경제적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 지금껏 내면적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던 슬픈 이유를요.

역시 몰락한 왕족의 후예라서 그럴까요? 이제 경제 자본만 해결되면 다시 왕족으로의 '아비투스'를 꿈꿀 수 있어 보입니다.


다만 저자가 이야기한 이 불변의 '아비투스'에도 불구하고 아비투스의 붕괴와 변동은 실제로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지요. 품격 있는 최상위의 진입장벽이 무너지고 있거든요. 아니요 진입장벽이 아니라 최상위의 숫자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할까요. 그것은 '아비투스'를 갖춘 최상위를 거의 만나보기 힘들어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과연 최상위가 여태껏 살아 있기나 한 것일까요?

돈이라는 경제적 자본은 모르겠지만, 심리와 문화와 지식자본 까지 다 갖춘 최상위를 만나보긴 거의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지 못한 인간만 수두룩 하지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기대도 안 하지요. 에티켓은 고사하고 무매너의 품격 제로 인간들이 넘쳐납니다. 


어쩌면 저자가 넘사벽의 최상위를 강조했던 것은 제발 천민자본주의의 때부자처럼 행동하지 말고 품격을 갖추기 바랐던 뜻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므로 이때야 말로 최상류로의 진입을 노려볼 만한 때입니다. 그 한 두 세대를 뛰어 넘어서도 어렵다는, 심리, 문화, 지식, 경제 자본을 두루두루 다 갖추어야 될 수 있다는, 최상류 바겐세일 기간이거든요.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의 AI가 그 최상류를 판단할 것입니다. "아비투스는 모르겠고 '알고리즘'으로!"

과연 알고리즘이 아비투스를 얼마나 인정해, 연산 값을 쳐 주려는지 궁금해집니다. 알고리즘은 '아비투스' 따위는 영점 처리하고 인간을 당장 탈락시킬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래도 좀 '아비투스'가 있는 인간들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품격' 제로의 시대이지요. '허식'과 '허상'만이 난무한 세상입니다.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때 꼭 이 '최상류'진입을 노리세요. 심리, 문화, 지식 배점이 75점입니다. 경제력만 조금 갖추면 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비투스 (HABITUS)(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한줄 서평 : 계급의 계급을 위한 투쟁의 유전자 (2021.05)

내맘 $점 : $$$$

도리스 메르틴 저 / 배명자 역 / 다산초당 (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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