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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Nov 30. 2021

책합성과 북톤치드

새사람이 되어 나올 수 있게 말이지요

지하철 역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밖으로 올라가는데 바람이 엄청 불어옵니다. 스타일러(의류 관리기)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의 바람을 불어서 먼지를 털어주면 옷뿐만 아니라 사람도 다 새사람이 되어 나올 수 있겠군'이라 생각을 하면서요.


비는 그쳤는데 도저히 나다닐 수가 없어 실내를 찾아 서점으로 향합니다. 오랜만에 책합성을 해야겠어요.

식물들만 광합성하란 법 있나요?해가 약할땐 대신 책을 쬐면 책합성이 되지요. 책합성 하기에는 큰 도서관이나 큰 서점이 제격입니다. 움직일 공간이 넉넉하고 책도 많아야 제대로 책합성을 할 수가 있거든요.


그렇게 가끔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배회하기를 좋아하지요. 특별히 책을 고르거나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말입니다. 그냥 거기 산이 있으니까 오르듯이, 그냥 거기 책이 있으니까 배회하는 겁니다. 서점은 산이고 책은 나무이지요. 책으로부터 나오는 피톤치드, 북톤치드라고 불러야겠습니다, 를 받으러 가는 것이지요.


다만 누구에게나 북톤치드가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이 흙이어야 하고 어떤 사람은 나무여야 하지요. 또 어떤 사람은 그것이 자동차이고 어떤 사람은 옷이고 보석이고 화장품일 수도 있거든요.


여하튼 임상 결과 이 책합성과 북톤치드가 저에게는 상당히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책을 집에 장식해 놓나 봐요. 전자책이 생겨나면 종이책은 사라질 줄 알았는데 계속 종이 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 책합성을 하고 북톤치드를 받기 위해서였다는 썰이 방금 만들어져 전해 내려온다지요.


그러고 보니 스타일러 대신 책합성을 할 수 있는 책으로 만든 인간 관리기를 하나 만들어 보아야겠습니다. 북톤치드의 생명력으로 사람도 새 사람이 되어 나올 수 있게 말이지요. 이름은 뭘로 할까요 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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