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이면 의례 관심은 내년으로 향하기 마련이지요. 올해가 별로 였다 해도 내년은 다를 거라는 기대에서지요. 그렇게 생각하며 내년의 운세가 궁금해집니다. 꼭 운세를 보러 가지 않더라도 간단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여기저기 널려 있지요. 다만 그것을 어느 정도 믿을 것이냐가 문제입니다만.
하지만 주식시장의 전망은 경제전문가라도 늘 틀리기 마련이지요. 가상화폐 시장은 문어한테 예측시키는 것이 나을 겁니다. 바이러스의 예측도 못 미덥기는 마찬가지지요. 제멋대로의 전망과 예측이 난무하고 가짜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이니까요. "아니면 말고"라네요.
그래서 요즈음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죄다 사기꾼으로 보이지요. 경제, 정치, 의학 전문가 모두가 주워들은 듯한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그것이 틀리면 말 바꾸기를 주저하지 않지요. 또 이미 일어난 일에 편승해서 마치 그것을 예측했다는 듯이 말을 끼워 맞추니까요.
뭐 이쯤이면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것보다 차라리 내년의 운세를 믿어보는 게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차피 한 치 앞은 모르고 틀리는 건 다반사니 까요. 전문가에게 속는 것보다 마음의 위안이라도 받는 게 낫지요.
특이하게도 정신과 전문의도 이러한 운세나 운명, 사주 같은 것에 관심이 갖나 봅니다. 그것을 통틀어 명리학이라 한다지요. 공자도 늦게 깨닫고 마지막까지 몰두했다 하는 그 바로 명리학이지요.
명리학과 정신과의 영역은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운명이든 심리든 막힌 것을 뚫고 보이지 않는 것을 치유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겠지요. 그래서 과학의 영역인 의사가 비 과학의 영역인 명리에 관심을 갖었나 봅니다. 의학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난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또 그것이 임상적으로 유효성을 갖는 다면 그것이야 말로 컨버전스의 학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이 접근은 명리이기보다는 심리, 심리이기보다는 심리치유의 관점에서 보아야겠네요.
명리, 즉 운세의 영역은 여전히 물음표의 영역이지요. 누구나 어느 정도는 믿고 있으면서도 그렇다고 다 믿지도 않는 아이러니의 영역이지요. 그래서 주식시장 전망이나 바이러스 전망과도 다를 게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다만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이 운세는 더 궁금해지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사는 게 내 마음 같은 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신이라고 할지라도 말썽 피우는 인간들 때문에 여전히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걸요?
확실히 혼란의 시대이긴 하지요. 바이러스로 인하여도 그렇고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니까요. 가짜 뉴스가 그렇고, 가짜 종교가 그럴고, 경제, 정치, 의학도 가짜 예측을 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가짜 통계를 들고 나와 사람들을 기만하기 일수이니까요. 정말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수밖에 없지요.
그렇다고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가 부상하고 메타버스 같은 가상공간이 각광을 받듯이 가상의 세계가 현실이 되고 있으니까요. 재택근무 같은 가상의 근무환경이 그렇고, 영화와 드라마 같은 가상의 콘텐츠들이 각광을 받는 시대이지요. 혼란은 곧 변화이기도 곧 기회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운세가 계속 나쁘고 계속 좋기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 물결치듯 일렁인 다는 것이지요. 사는 게 항상 내 마음 같지는 않지만 또 때로는 내 마음 같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때를 잘 타고 또는 견디고 준비하여야 하는 것이 운명이지요.
그래서 내년 운세는 어떻다고요? 어차피 사이비가 판치는 세상 저도 예측을 하나 해 봐야겠습니다.
내년 초면 이 코로나도 이제 종식이 되겠지요. 약한 바이러스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불에 탄 산에 새 초목이 피어나듯이 이 모든 것을 딛고 새로운 싹들이 돋아날 거예요. 그러면 가상의 세계도 이제는 좀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겠지요. 몽환에서 깨어나서 말이지요. "뭐 아니면 말고요", 어쩌겠습니까 아직은 가짜의 시절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