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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날씨 : 마끼아또캬라멜 향기 나는 날씨

양배추 냄새 아니고?

by Emile

"마끼아또캬라멜 향기가 나는 날씨인데?"


"양배추 냄새나는 날씨라면 모르겠는데 캬라멜은 말도 안돼!"


양배추가 더 가까울 수는 있겠습니다. 양배추는 자연의 향 말고는 별 다른 냄새가 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마끼아또캬라멜은 아주 인공적인 향기이지요. 게다가 달콤하게 유혹하는 향기예요. 마치 향수처럼 말이죠.


아주 예전에 어느 후배는 제가 향수 냄새를 좋아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향수 냄새를 좋아한다니 의외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지요. 그 후배가 보기에는 내추럴한 자연향을 좋아할 듯 보였나 봅니다. 그런데 저는 도시적이고 유혹적인 향수 향도 좋아하지요. 그렇다고 파트리트 쥐스킨트의 향수처럼 광적인 건 아니지만요.


여하튼 어디서 향수 향도 아닌 마끼아또캬라멜 향기가 겁도 없이 마스크를 뚫고 들어와 청량한 날씨에 달콤함을 뿌리고 사라진 걸까요? 하늘이나 구름, 향수 뿌린 도시 여인이 그랬을 리는 없겠고 바람이 전달을 한 모양이네요. 안 그래도 몇 발작 더 가니 커피와 빵을 팔고 있는 곳이 보이긴 합니다.


오늘 같은 날은 향기를 전달하기 좋은 날씨지요. 향기를 맡기 좋은 날은 계절 중에서도 특히 봄과 겨울이 아닌가 싶네요.

여름은 더워서 각종 부패의 냄새로 변하기 마련이지요.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에는 향기가 다 빠지고 없어요. 오직 봄에 피어나는 꽃과 풀에서는 그 후배가 좋아했던 내추럴한 향기가 나고, 겨울에야 차갑고 신선한 바람을 타고 제가 좋아하는 향수 향기가 전달되기 제격이지요. 마끼아또캬라멜향이라면 더욱 달콤함이 더해서 금방 유혹에 넘어갈 향기이지요.


마스크로 인하여 향기를 맡기 어려운 날들이네요. 바람도 그것이 힘들었는지 무심히 마끼아또캬라멜 향기를 코끝에 떨궈놓고 간 것이겠지요. 부드러운 공기와 적당한 신선함이 그것을 전달하기에 제격인 날이었니까 말이죠.

마음껏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보네요. 겨울지나 봄에는 특히 그 후배가 좋아했던 내추럴한 꽃과 풀향기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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