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미스빌리프(MISBELIEF)
음모론
음모론(陰謀論, Conspiracy theory)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명확하지 않은 원인에 대해, 배후에 거대한 권력조직이나 비밀스러운 단체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프리메이슨(Freemasonry)은 오랜 역사를 가진 비밀 결사로, 전 세계적으로 정치인, 예술가, 과학자 등이 포함된 수백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이 세계를 비밀리에 지배하고 있다는 주장이지요. 이들은 미국 대선뿐 아니라 각국의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코로나 백신과 연관이 있다거나, 대출과 빚을 통해 인간을 통제하고 지배한다던가 하는, 수많은 이야기를 확산시킵니다.
이러한 음모론의 이야기는 친구를 통해서 들었습니다. 허무맹랑하기도 했지만 어떤 이야기는 그럴싸하게 들리기도 했지요. 예를 들면 트럼프는 프리메이슨에서 미는 후보가 아니었는데 당선을 막지 못했다던가, 그런데 그것이 두번이나 그런 실수를 한다는 것이 의아했고, 프리메이슨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과 같은 변방의 국가의 선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는 더욱 이상했습니다. 이는 소설이나 글쓰기에는 매우 어울리는 소재 같았지요. 그 상상력의 끝이 없는 것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거든요.
부정선거?
그런데 이것을 허구가 아니라 현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친구는 그것을 급기야 현실과 혼동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놀랍게도 '부정선거론'으로 흘러가고 말았습니다. 유튜브를 너무 많이 본 까닭일까요? 그 내용은 어디에선가 들어본 듯한 부정선거 음모론과 내용이 판박이처럼 똑같았거든요. 다만 그것을 말도 안된다고 받아들이냐, 철석같이 믿느냐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것이었지만요.
나름 서로의 근거를 통해 부정선거가 아니다, 맞다 하며 논쟁을 벌였지만 생각의 간극을 좁힐 수도 없었고 결론에 이를 수도 없었습니다. 정확히 그것을 맞다고 증명할 수도 없을뿐더러 아니다고 하는 것도 역시 방구석 토론으로는 증거가 너무 빈약했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면 이 세상은 '트루먼 쇼'의 일부분이고 모든 것은 조작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을 의심하고 발견하는 것은 전율을 느낄 수도 있는 일이지요. 그러나 그러기 매우 드문 확률에 시간과 힘을 낭비하는 것은 맞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외계인이 언제가 이 지구를 공격할 것이라든지, 혹시 신이 자신을 구원자로 선택할 것이라든지, 지금 선거 후보로 출마한 자는 안드로이드 로봇이라는 생각은 여기에 글로 쓰면 훌륭한 소설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진짜 믿고 행동한다면 낭패를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미스빌리프(MISBELIEF)
'댄 애리얼리'의 '미스빌리프(MISBELIEF)'는 바로 그러한 내용을 다룬 책입니다.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에 대하여 다양한 각도로 설명하고 있지요. 그 자신이 심리학 및 행동경제학부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기에 이러한 비이성의 행동에 보다 접근이 용이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잘못된 믿음과 거짓정보를 가진 이들로부터 '공격' 받았기 때문에 좀 더 진지하게 이 문제를 파고들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한 공격은 오신념(misbelife)과 부분적인 편집을 통해 '댄 애리얼리'를 나도 모르게 악마가 되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이들 또한 그 순간 악마가 되었수도 있겠지요. 이러하 오신념은 '혐오'를 동반하고 공격할 것을 찾는다는 것에 더 큰 문제를 보이지요.
잘못된 믿음은 예전에는 주로 '종교'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과학과 지식이 발달하고, 종교적 오신념의 폐해가 많이 줄어든 현재는 그것이 '음모론'을 통해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는 듯합니다. 그 잘못된 신념이 상상의 단계에서 벋어나 현실에서 이루고자 하는 경우 결국 악마를 불러낼 수 있으니까요.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갑자기 성전을 선포하고 지하드를 벌이려 하기 때문이지요. 음모론은 종교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맹목적인 데다가 믿고 있는 것을 잘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고, 평화의 가르침과 달리 반대 되는 자들을 적대시 하고 공격하려 한다는데 그렇습니다. 거기에 이성적 근거나 합리적 추론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신흥 종교이고 그것을 믿지 않는 자는 다른 신을 따르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미스빌리프의 이익 미스
그래서 음모론 신념에 빠진이가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진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박해에 반하여 더욱더 신앙을 공고히 할 뿐이지요. 이러한 이성적 접근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 할수 있습니다. 그래서 친구와 어떤 결론에 이르렀을까요? 결론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선거의 부정론은 그리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을 위하여 싸울 경제적 가치가 별로 없다는 것이었지요. 종교라면 천국이나 극락 같은 보상이라도 있지만 부정선거의 신자가 되거나 또는 반신자가 되는 것 또한 어떠한 경제적 보상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너무 돈의 논리에 파묻혀 있는 것 아니냐고요?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자본주의의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음모론과 혐오는 그것을 이용하려는 자에게는 이익이 되겠지만 우리에게는 하등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차라리 소설로 쓸때 가장 돈이 될지 모른다고요.
미스 빌리프(MISBELIFE)
한줄 서평 : 음모론과 혐오는 이익이 되지 않는다 (2025.05)
내맘 $점 : $$$
댄 애리얼리 지음 /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20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