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날씨 : 새해 복 많이는 됐고요 얼음빵이나
아아묻따라구
"새해 복 많이는 됐고요 얼음빵이나 드슈"
바람이 얼음빵을 마구 놓아댑니다. 크리스마스에도 그러더니 새밑에도 기분이 별로인가 보네요.
그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는 너무 가식적이라는 것이지요.
'복'이 무슨 예산이어서 연말에 다 떨어졌다가 새해에는 다시 살아나서 받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복'마저도 연초에 며칠이면 다 동나버려서 나머지 일 년 내내 '복'은 더 이상 주지 않는 거냔 말이네요.
바람의 말이 제법 일리가 있습니다. 바람은 MZ세대답게 거침이 없지요.
크리스마스고 새해고 아랑곳하지 않고 얼음빵을 날리더니 '복'도 '열정' 처럼 느끼나 봅니다.
하기야 '열정'이 엄청 쿨하던 때가 있었지요. 책도 죄다 '열정해라' 했는가 하면, 면접에서도 열정이 얼마나 넘치는지 증명하라고 하였지요. 그야말로 '열정이 열정하던' 시대였지요. 그런데 열정페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삥 뜯더니 쿨 가버렸지요.
그렇다면 복은 어디서 받아야 할까요? 받으라고 하는데 주는 데는 알려주지 않으니 이 어찌 공수표가 아니겠습니까? 도대체 누구한테 받으라는 걸까요? 말이 나왔으니 이번에야 말로 복 주는 데를 찾아서 그동안 못 받았던 복 까지 받아 내야 겠습니다.
한자로 보면 복(福)은 시(示)와 복(畐)의 상형 문자라 하네요. 시(示)는 하늘이 사람에게서 나타난다는, 복(畐)은 복부가 불러온 단지의 상형문자라 합니다. 그렇다면 복(福)의 뜻은 '하늘이 내리는 배부름'인가 봅니다. 역시 등따숩고 배부른게 최고인가요? 맛있는 걸 먹어서 스스로에게 복을 내려야겠습니다.
그런데 미쿡에서는 'Happy New Year' 즉 행복하라고 하니 행복은 그 '복'일까요. 그들은 받을 필요 없이 네가 갖으라고 하는데 왜 우리는 어디가서 받아와야 할까요?
그런데 행복이란 말은 원래 있던 말이 아니고 happy를 번역해서 들어온 신조어라고 하네요. 한자적으로는 행(幸) 요행으로, 복(福) 복되다는 '요행으로 복되다'는 뜻이라지요.
그렇다면 행복은 '요행으로 먹을 것이 생겨서 배부른 것'이 되겠네요.
그러므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공수표는 그만 남발하고, 밥이 라도 한 끼 사면서 이 말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안 그랬다간 '열정'과 같은 신세를 면치 못할 테니까요.
그러고 보면 바람이 바른말을 했네요. 왜냐하면 바람은 '복' 대신 얼음빵을 날렸으니까요. 얼음빵도 빵 아니겠습니까? 녹여 먹으면 되지요.
"그럼 새해 복 많이는 됐고요 얼음빵이나 드세요" 바람표 얼음빵은 아주 신선하고 맛이 있지요. 볼이 얼얼할 정도로요. 그래도 녹여 먹으면 됩니다. 저도 바람처럼 MZ이고프니까요. 말거나믿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