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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날씨 : 모두가 히어로

세밑 한파도 두렵지 않은

by Emile

"날은 춥고 한건 없고"

연말이라 돌이켜 보니 올해 한 게 아무것도 없네요.

날이 춥지만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은 그래서인가 봅니다.

"나 올해 먹기만 하고 생명만 겨우 유지한 거야?"


그래도 재난 영화에 보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살아있다는 게 다 한 것이지요.

제아무리 중간에 어떤 성과를 거두었건, 돈을 얼마를 벌었건, 누구와 사랑을 했건, 상을 받았건, 중요하지 않아요.

재난 영화에서는 살아남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요. 살아남은 것이 주인공이고 히어로 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재난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의 바이러스 팬더믹 시대였지요.

그러므로 지금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지요. 살아있는 자 이 레알 재난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살아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두가 히어로 이지요.


그런데 히어로 옆에서 꼭 같이 살아남는 자가 있어요.

히어로의 친구쯤 되는데, 이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지요. 그냥 옆에서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것이지요.

히어로 보다는 운 좋은 게 최고입니다. 히어로가 될 생각은 없지요. 히어로는 여러분들이 하세요.


일 년 동안 내세울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눈을 씻고 찾아보니 코로나19특별다이어트대책에 성공하였네요.

세상에 금연과 더불어 인간이 아닌 히어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다이어트인데 그걸 해내다니, 게다가 금연도 필요치 않으니 슈퍼 히어로의 자질이 충분하지요. 그래도 히어로는 안 할 것이지요. 잠재력이 있다는 것으로 만족할래요.


올해 같은 팬더믹 재난 영화에서는 아직 살이 있다면 히어로, 건강하게 까지 살아 있는 것이면 슈퍼히어로이지요.

그런 면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모두가 히어로 입니다.

세밑 한파도 두렵지 않은 히어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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