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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날씨 : 뭐가 돼도 되겠지

2022년 화두

by Emile

샤머니즘 시대였다면 저는 아마도 해를 숭배했을 것입니다. 날씨를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들 중에서도 '햇살'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니까요. 그런데 새해 첫날 떠오르는 일출에 관심이 전혀 없는 것을 보면 그렇지 만도 않은 것 같네요. 해 자체보다는 해가 주는 메시지가 중요했을까요? 그렇지요 메시지가 중요하지요. 글로 써서 남기는 메시지 가요. 해가 아니라 글자를 숭상했을까요?


그래서 첫날의 메시지, 화두를 다음과 같이 잡아 봅니다.


"뭐가 돼도 되겠지!"


새해가 되었으니 이것저것 계획을 세우게 되지요. 그런데 인생사 계획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렇게만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특히 오래 살면 살수록 그것을 더 잘 알게 됩니다. '아이고 나이가 벌써 이렇게...'


그런데 다행인 것은 꼭 계획 대로가 아니더라도 '뭐가 돼도 될 것이다'라는 것이지요.

특히 선택의 갈림길에서 그렇습니다. 어떤 길로 가야 할지 고민될 때 어머니는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하셨지요.


"이길로 가도 좋고 저길로 가도 좋을 것이다"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그런데 살아보니 계획하고 선택한 길로 가서도 좋지만 그렇게만 되지도 않고, 계획대로 되지 않고 선택한 길이 아니었어도 나쁘지 않은 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그것이 더 나은 때도 있었고요.

'뭐가 돼도 될 것이라는 믿음과 의지만 있으면요'


재미있는 것은 맞춤법에 있네요. 돼다는 말과 되다는 말은 사실 같은 뜻을 가지고 있지요.

그런데 활용에 따라 돼다가 되기도 하고 되다가 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이길로 가도 되고 저길로 가도 뜻이 통한다는, 뭐가 돼도 된다는 이야기 지요.


새해의 날씨는 영하 -10도에서 영상 1도까지 오를 거라 하네요.

무려 10도 이상을 오르는, 마이너스 10이라고 해도 어는점을 뚫고 플러스 1까지 오르는 이런 날씨는 오늘 같은 새해에 제격이지요. 게다가 제가 숭상했었던 햇살이 저렇게 환히 비추고 있으니까요.


'뭐가 돼도 될 것 같은 2022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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