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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날씨 : 2에게 자유를

눈은 2

by Emile

새해 첫날이 지나고 2째 날. "2에게 자유를 주고 있나요?"


주목받는 새해 첫날에 비하면 2일은 찬밥이지요.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첫날에 힘껏 행했다면 2일째에는 벌써 지치고 부담이 생겨날 시간이지요.

그것은 첫날의 의지를 2일째에도 이어가야 한다는 징크스이지요. 2는 2일뿐인데 2도 1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2에게는 1이 되지 못한 강박관념이 있지요. 이는 흔히 2년 차 징크스로 불리기도 합니다. 첫 해에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가 2년 차에는 부담으로 작용해 오히려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사례이지요. 혹 오늘 새해 2일 차 징크스를 겪고 있진 않은가요?


어디서나 넘버 1이 되려고 하는 2는 피곤하기 마련이지요. 조금만 팔을 뻗으며 다을 것 같은 1인데 2는 그 순간에 1이 되지 못하고 떨어지기 십상이지요. 그리고는 나머지는 모두 1의 몫이지요. 승 1 독식의 사회이지요. 2등은 기억하지 않을 거라고 일부러 조롱하지요. 1은 개구리가 되면 2였던 시절을 기억하지 않으려해요.

그래서 1이 되려 하면 2는 더 힘들어지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1이 되려 하면 강박관념이 오지요. 2% 부족한 징크스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첫날 별로 거창하게 계획도 세우지도 않아서 인지 2일은 첫째 날과 다를 바가 없네요. 2가 1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1을 2와 같이 만드는 전략입니다. 1에게도 자유를 주지요. 그러므로 2는 더 자유로워지지요.

1은 사실 외로운 숫자지요. 2는 내 마음대로 다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의지할 만한 하나 더하기 하나이니까요.

1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것은 1들이 만들어낸 규칙일 뿐이지요. 2도 기억하면 안될꺼 뭐에요. 메달에서도 그렇듯 2도 기뻐하는 세상이 보다 자연스럽지요. 2였던 시절을 기억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요. 2% 부족한 건 98% 완벽한 것이지요.

이렇게 2에 대한 이 부정적인 흑색선전을 누가 만들어 냈을까요? 첫 번째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2번째 하면 더 잘할 수 있지요.


새해의 첫날은 이미 지나 버렸고 2일째이지요. 2에 대한 강박관념을 내려놓을 때이지요. 2를 자유롭게 해야 합니다. 1은 어차피 2로 나아갈 수밖에 없지요. 1에 머물러서는 변화 없이 그대로 이기만 합니다. 2는 나누어야 1이 되지요. 반반 공평히 딱 나누어질 수 있는 수 이고요. 더하려 하면 1 되지 않지요. 빼거나 1/2만 곱해야 1이 되지요.


2022년 1월 2일이라니 유난히 2가 많이 들어간 날이네요. 과반수로 투표를 해도 2가 이기고도 남을 날이지요.


재미있게도 오늘 온도는 -2도에서 2도 사이라고 하네요. 사이좋게 영하와 영상을 넘나 드려나 보네요. 2의 완벽한 날이지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밖을 보지 않아도 눈이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햇살이 눈에 반사되는 날은 창 밖이 더 밝게 빛나거든요.

눈은 햇살을 제치고 1이 되려 하지 않지요. 다만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고는 반짝이며 2가 되어 사라지지요.

결코 녹지 않은 1이 되려는 눈은 바람직하지 않지요. 세상이 다 얼어붙어 결코 녹지 않을 것이거든요.

햇살에 2처럼 반짝이며 녹아내릴 때 눈은 더욱 하얗고 눈부시게 빛나지요.


"2에게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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