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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Jan 03. 2022

IF 후지산이 폭발한다면

Emile의 여담

새해 들어 일본 후지산이 곧 폭발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네요.

화산학자 백이면 백이 동의한다니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화산 폭발은 예측 밖의 영역이지요. 누구도 단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백두산 보다는 후지산이 곧 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는 봅니다. 최근 들어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화산대에 직접 속해 있기 때문이지요.

사견이긴 하지만 후지산의 폭발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후지산의 마지막 대분화 시기는 1707년으로 약 300년 전입니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으로 재분화 가능성이 재기되기 시작하였으며 시즈오카현의 강진과 하네코 화산대의 군발 지진을 전조의 근거로 삼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대분화가 발생한 1707년에도 폭발에 앞서 대지진이 실제로 발생했으니까요.


2004년 후지산방재검토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후지산의 분화 시 2조 5천억 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25조 원의 피해를 예상하였습니다. 20여 년 전의 수치인 데다가 항공 등 간접적인 피해는 제외한 수치이므로  이 규모는 그때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2014년에는 실제로 후지산의 대폭발에 대비하여 대규모 재난대비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시즈오카, 야마나시현 주민의 75만 명의 피난을 예상한 훈련이었지요. 공식적으로는 혼란을 우려하여 부인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도 후지산의 폭발에 대하여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후지산 폭발의 경우는 후지산이 도쿄라는 메가시티와 매우 근접해 있다는 점, 인구 밀도가 매우 높은 국가라는 점, 도시화와 경제규모 면에서 여타 다른 보다 화산 분화 시 영향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그 영향에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특히 가장 궁금해하는 점은 후지산의 분화가 우리나라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점입니다.

일단 직접적인 자연재해로만 본다면 분화 시 내뿜는 화산재의 영향입니다.

지난 2010년 4월 분화한 아이슬란드 화산의 예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슬란드 화산 분화의 경우 이로 인해 유럽의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지요. 며칠 사이면 지나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화산재의 영향이 대류를 타고 유럽 전역으로 번졌기 때문입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아이슬란드 화산 분화로 인한 항공 대란의 피해액이 적어도 17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조 9천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 항공편의 29%가 결항됐고 하루 120만 명의 승객들이 피해를 입었으니까요. 유럽 가국의 공항이 폐쇄되었고 이는 세계 2차 대전 이후의 최대 규모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서북쪽에 위치해서 대류의 방향이 반대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로 화산재가 몰려 오지는 않을 듯합니다만 기상 조건에 따라 화산재가 동해나 남해안 쪽으로는 일부 확산되거나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화산재는 대기뿐 아니라 바다에도 영향을 주어 수산물에 영향을 주거나 해운 항로에 지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화산재의 영향은 비단 항공뿐 아니라 이의 여파로 물류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때도 항공과 더불어 이의 연쇄 영향으로 물류 대란이 일어났으니까요.

이는 현재도 글로벌 물류 대란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즈음 동북아 일대의 물류 대란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물류 대란은 또한 교역시장의 악화를 가져오고 수출입에 타격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지요. 특히 후지산 폭발은 우리나라의 수출과 물류에 직접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산재로 인한 해운 항로가 악화될 경우 그 영향은 더 커질 것이고요.


보다 큰 문제는 금융시장입니다. 일본의 도쿄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금융 중심지죠. 특히 엔화는 안전 통화로서의 국제적 영향력이 큰 통화입니다. 일본 대지진의 경우를 보면 일본의 피해 규모는 GDP의 2.5~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었고 즉각 일본 경제 및 글로벌 경제를 마비시키기에 충분한 규모였습니다.

따라서 후지산 분화의 경우도 분화의 규모와 지진 등의 동반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정도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이지요. 그 여파는 곧 엔화의 약세를 나타낼 것이며 이는 곧 달러화의 강세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원화는 약세로 돌아서 환율은 치솟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지리적 근접 여건으로 인해 더욱 불안 심리가 가중될 테니까요.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확대한 가운데 중기적으로는 타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대지진의 경우를 살펴본다면 그 여파가 바로 나타나지 않고 출렁임이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복구에 따른 경제 회복과 경제 부양에 따른 성장의 기대로 일시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기도 했었죠.

 

그러나 원전 유출 등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런 기대는 얼마 가지 않고 글로벌 경제는 빠르게 하락세로 전환하였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공급망에 차질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었고, 일본의 해외 투자자금의 회수가 우려되며 폭락세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후지산 폭발 시에도 반복되리라고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와 같이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품목 등에서 일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이 일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지만 글로벌화되고 네트워크화된 시장에서 이러한 효과보다는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클 것입니다.

다만 미국과 유럽의 경우 일시적인 경제 충격이 있을 수 있으나 일본 시장을 국지적인 영향으로 해석하고 미국이 더 활황을 보일 경우 빠른 회복이 가능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보다 우려되는 것은 후지산의 직접 분화에 따른 것보다는 그 전의 또는 그 후의 지진 발생 유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화산의 폭발이 지진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히 후진산의 경우 300년이라는 장기간의 에너지가 축적된 화산대 지역의 화산이기 때문에 다량의 화산재를 분출하거나 강도 높은 지진이 동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진해일이 발생할 경우, 원전이나 필수 인프라 시설 등에 타격을 줄 경우가 더 큰 문제입니다. 특히 대규모 2차 피해가 메가시티인 도쿄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우려는 엄청나게 커질 것입니다.

그래도 일본은 자체적으로 후지산의 분화에 따른 수습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경제 회복과 부양의 동력으로 다시 삼을 수도 있겠지요. 일본 대지진의 경우도 일본의 사실상 파산을 예상했었으나 그 이후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며 오히려 성장을 견인하였으니까요. 글로벌 투자금의 회수도 우려만큼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간접 피해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니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그래서 가능성을 점검해 보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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