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글 평등
글들이 말을 한다
글들이 말을 한다. 왜 어떤 글은 멤버십 고귀한 글이고, 어떤 글은 일반 공짜 글이냐고. 저 글은 공들여 쓰고, 이 글은 대충 쓴 거냐고. 당장 글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일반 글 노조를 결성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글의 제목에 띠를 두르고 밤새 시위라도 벌일 기세이다. 다른 글들 몰래 멤버십 글을 쓰고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진상을 밝히라고 항의한다. 글들이라 그런지 글발과 날카롭기가 장난이 아니다.
글들 간에 차별은 없으며 멤버십 글을 더 공들여 쓸 생각도 없으며, 일반 글이라고 해서 대충 쓴 것은 절대 아니라고 해명한다. 만약 멤버십 글을 쓴다고 해도 다르지 않겠지만 글을 쓸 때 가끔 피곤하여 솔직히 대충 쓴 적도 있음을 인정하고 사과도 한다. 다른 글들 몰래 멤버십 글을 특별히 준비하고 있다는 풍문은 절대 사실이 아니며 멤버십에 가입한 것은 단순히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는 것인지 확인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당연히 기존의 글들에게 미리 알려 동의를 받을 것임을 알린다. 멤버십의 특성상 기존 글들이 참여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기존 글들을 버리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
글의 품격과 글 아이돌
글은 모든 글마다 글격이 있다. 무심코 글을 쓰기도 하지만 글에는 마치 신이 인간과 동식물을 창조했다고도 하는 처럼 글도 어떻게 창조하냐에 따라 어떤 글은 사람이 되고, 어떤 글은 나무가 되며, 어떤 글은 동물이 되기도 하고, 짐승이 되어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글도 놀고먹는 것은 한량 같은 시만 읊을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일을 하고 돈도 벌어야겠지만 글은 그 존재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글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가장 오랫동안 인간의 문명을 이어온 공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멤버십으로 선발되는 글과 모두에게 공개되는 일반 글에는 차별은 없을 것이며 당장 멤버십의 글을 쓰지도 않을 것이다.
자 하지만 이 작가의 글들은 일종의 글 아이돌 그룹을 육성하는 엔터테인먼트사라고 할 수 있으니까 모든 글에 차별이 없이 어떤 글도 자체적으로 글의 그룹을 결성해 자체 오디션을 보도록 할 것이다. 가칭 '글로듀스 101'이라고 할까 말까? 그래도 명색이 글 아이돌 엔터테인먼트 작가인데 오디션 프로그램 제목은 나중에 따로 정하기로 하자. 우승 글 아이돌 그룹에게는 브런치 멤버십에 데뷔할 수 있는 영예의 글 기회를 부여하도록 할 것이며, 물론 나중에 책으로 까지 출판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팬 사인회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개별 글들은 이제 그룹이 아닌 개별 글로서 활동할 수 있으며, 하기 나름에 따라 좋은 문구, 글 카드로 제작되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다.
악덕 작가는 사퇴하라
뭐라고? 작가는 사퇴하라! 글들에 아이돌 시스템을 도입해 경쟁을 조장하다니 브런치 멤버십 보다 더한 악덕 작가는 당장 사퇴하라! 쓰다 만 글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연재를 쓰다 말다 하고,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글도 꾸준히 쓰지 않고 산책이나 나가는 작가는 정신 차리고 글쓰기의 의무를 다하라! 매일 세편 이상의 글 쓰기를 약속하고 잠은 그만 자고 새벽 글쓰기를 의무화하고, 게으름은 그만 피우라! 새 글만 내세워 브런치에 상장하여 떼돈을 꿈꾸는 경영자 마인드 작가는 필요 없으니 물러가라! 물러가라!
왜 글들이 말을 하지? 왜 글들이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지? 글들이 글을 쓴 작가를 닮아서 인지 성격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글 주제에 글끼리 차별을 하지 말라고 시위를 하다니. 글들이 노조를 결성하겠다고? 아니 점잖은 글들의 품격에 이게 맞는 일인가? 아니 작가가 어떤 글은 멤버십으로 선택할 수 있고 어떤 글은 일반 글로 공개할 수도 있는 것이지 왜 차별하냐고? 글에게도 글격이 있으니 존중하라고? 아무래도 글 쓰는데 너무 집중했더니 정신이 이상해진 모양이다. 글들이 하는 말이 들리다니! 아무래도 오늘은 글쓰기는 그만하고 산책을 나가야 할 듯싶다. 작가는 글들을 말을 들으라! 산책으로 도망가지 말고 글들의 말에 응답하라! 응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