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이야기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돈을 어떻게 훔쳐가는가)
"어디 커피값 무서워서 커피 마시겠어요?"
스타벅스가 커피값을 인상하기로 했다지요. 7년 6개월 만의 일인데요.
스타벅스가 처음 상륙한 1999년의 아메리카노 값은 2천5백 원이었지요.
그때도 깜짝 놀랄 가격에 "와 저 돈 주고 누가 저 커피를 먹냐?" 했지만, 4천5백 원으로 거의 두배가 된 이제도 커피는 끊기가 어려울 듯싶지요.
이러다가는 생애에 1만 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만날 수도 있겠는데요.
그럼 이렇게 이야기하겠죠.
"라떼는 말이야 스타벅스 커피가 지금의 반값도 안 할 때도 있었고 처음에는 심지어 반의 반값이었어!"
스타벅스 커피뿐 아니라 믹스커피도 따라서 가격을 다 올릴 모양입니다.
남타커(남이 타주는 커피) 뿐만 아니라 내타커(내가 타 먹는 커피)도 오른다니 진퇴양난이지요.
커피뿐이겠어요. 스타벅스 가격이 오를 때는 음식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가격이 오르곤 했었거든요.
인플레이션은 이렇게 무서운 거지요.
그동안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고 하면서 꿈쩍 하지 않던 연준도 인플레 앞에서는 장사 없다고, 금리를 한동안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을 계속 사랑하겠다는 서약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를 깨고 당장 올 3월부터는 금리를 올릴 기세지요.
우리나라도 이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를 이미 올렸었지요. 그런데 또 올릴 모양이네요.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은 뭘까요?
인플레이션(Inflation) : 모든 상품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고 반대로 돈의 가치는 하락하는 현상
인플레이션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돈을 너무 많이 풀어서 나타난 당연한 결과이지요.
이 돈 풀기는 그냥 돈을 퍼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또 다른 세금이기 때문입니다. 돈을 푼 만큼 재정은 악화되고 신용도는 떨어지게 마련이고요. 개인으로 치면 돈을 엄청 대출받은 것과 같지요. 지금은 잠시 풍족한 것 같지만 이자는 쌓이고 언젠가는 돈을 갚아야 하는데 돈 나올 구멍은 마땅치 않은 것과 같지요.
중앙은행은 독립 기관이라는 하나 코로나와 같은 비상시에는 정치적 결정에서 독립적이기 어렵지요. 그래서 인플레이션은 사실 정치적 현상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지요.
그런데 앞으로가 인플레이션의 시대라고 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은 이미 나타난 결과이지요. 돈이 풀릴 때부터 이미 인플레이션의 시대였기 때문이지요. 그것이 슬슬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고요. 다만 코로나로 인하여 다들 애써 모른 척하고 있었을 뿐이었지요.
그래서 연준이나 한은은 이제 인플레이션 파이터가 될 모양이네요.
한은의 첫 번째 목적은 '물가 안정'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이 물가가 마구 뛰니 연준도 한은도 이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이겠지요. 돈으로 쌓은 사랑 이제 헤어질 때가 된 것인가 봅니다.
그렇다면 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는 누굴 먼저 패려들까요?
아마도 돈을 풀면서 가장 많이 가져 간 놈을 패려고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많이 먹은걸 좀 토해내서 물가 안정에 기여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이 많이 먹었으니 부동산을 패기 위해 한은은 인플레이션 파이터가 되기로 했지요.
다른 이유도 있지만 금리 인상을 서두른 이유에는 부동산 급등 이유가 컸지요.
"부동산 너 그동안 마이 묵었다 아이가?"
그렇다면 슈퍼 헤비급 파이터 연준은 어딜 때리려나요?
개인적으로는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을 때리려 들 수도 있겠습니다.
"가장자산 너 그동안 많이 묵었다 아이가? 좀 뱉어내!"
그렇다고 체급이 맞지 않는 스타벅스를 때릴 것 같진 않지요.
아쉽게도 한번 올라간 커피 값은 내려갈 일이 없다는 것이지요.
커피값이 오르기 전에 커피나 한잔 더 해야겠습니다.
커피 먹고 죽은 귀신 향기도 좋다니까요.
인플레이션 이야기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돈을 어떻게 훔쳐가는가)
한줄 서평 : 인플레이션은 과연 무섭습니다
내맘 $점 : $$$
신환종 저 / 포레스트북스 (20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