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키우고 상장시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고, 그것을 적극 장려하는 듯한 사회이니까요.
첫 상장 날 오프닝 벨을 울리고 껑충껑충 뛰며 기뻐하는 모습은 드디어 아메리카 드림을 이루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아 보입니다.
국가도 그렇습니다. 마치 국가 전체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하여 뛰는 사회 같지요.
그것을 시장 친화적 혹은 자본주의라고 부르고 있는가 봅니다.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지요. 대통령의 KPI(핵심 성과지표)에 다우와 나스닥 주가 지수라도 포함된 것일까요? 미쿡을 보고 있노라면 주가가 곧 민심처럼 느껴지지요. 민심인 주가를 부양하는 게 대통령의 중대 의무 같지요.
주기적으로 발표되는 정교한 데이터의 시장 수치는 주가와 투자의 방향을 결정하고, 그 수치의 미묘한 변화를 읽으려는 노력들은 가상하게까지 느껴집니다.
그런 미국을 모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많이 다른 듯하네요. 아직까지는 시장 친화적이라기보다는 시장에서 등을 치고 삥을 뜯는 물질만능주의 같아 보이네요. 기업을 처음부터 키우는 것은 거의 힘들고 물려받는 것이 최선이지요. 기업을 상장시켜 부자가 되기보다는 개미로부터 한탕을 노리는 천민자본주의가 횡횡하지요. 기업을 만들기보다는 안전빵인 공무원이 최고이고 기업을 겁박하여 좌지우지할 수 있는 공권력과 정치권력이 짱 먹는 사회입니다.
코리아 드림은 상장 오프닝 벨을 울리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 합격 벨을 울리는 것이라 할까요?
한때는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세계가 돌고 있다는 천동설을 가르쳤고 그대로 믿었었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세계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쿡이라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미쿡을 돌고 있는 작은 위성에 불과했지요. 그것도 변방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한때 미쿡물 좀 먹었다 하면 으스대던 때가 있었지요. 미쿡에서 건너온 상품들도 그랬습니다.
이 지동설이 진짜임을 알고 적잖이 실망하였지요.
태양은 멀고 쉽게 갈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우주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멀고 높게만 느껴졌던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우주선이 개발되고 보급되었으니까요. 더군다나 우주선은 미국 시장을 공격할 수도 있지요. 마음만 먹으면 아주 쉽게 아메리카 드림이라고 할 수 있는 미쿡 기업의 주식을 사고 주주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열린 것이지요.
역시 큰 물에서 놀아야겠습니다. 당할 때 당하더라도 큰 물에서 놀다 죽고 싶으니까요. 공무원 벨은 어차피 글렀고 오프닝 벨을 울리고 싶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