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작가의 나이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글 사이에 나이의 흔적을 남기게 된다. 살아온 세월과 경험한 시대가 있어서 글에는 자연스럽게 글을 쓴 이의 나이라는 배경이 짐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글은 꼭 그렇지만도 않아서, 작가의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놀람이 있기도 한다. 알고 보면 훨씬 나이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문체에는 푸른 봄이 느껴지고, 나이가 한참 적음에도 깨달음 깊은 가을을 배우기도 한다. 사랑이 희미해질 때여도 글은 열정 넘치는 여름이거나, 피가 한참 끓어오를 때인데도 차갑고 날카로운 겨울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글의 몸에는 나이를 거스르는 매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