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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서슬 퍼런 시어머니

날마다 날씨

by Emile

날씨가 추워서 깜짝 놀랐습니다. 눈부신 햇살에 이끌려 나갔다가 차가움에 아직은 겨울임을 실감하고 돌아왔지요.

마치 이제는 편안할 법도 한데 아직도 서슬 퍼런 시어머니 같다고나 할까요.


파란 위에 더 파란 하늘이 있을 것 같은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느끼기에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 시어머니이지요.

오늘따라 잡티 하나 없는 얼굴은 맑다 못해 창백하게 까지 보이네요. 며느리는 생각하지요. 너무 파란 하늘보다는 가끔 뭉게구름이라도 있는 주름진 얼굴이 더 부드럽게 보일 텐데 하고요.

하지만 시어머니는 아직 그럴 생각이 없는 듯 하지요. 차갑고 파란 도도함이야 말로 아직 늙지 않은 아름다움이라고 여기나 봅니다.


아직은 내린 눈이 다 녹지 않아서 그럴 거예요. 아마도 푸르름이 돋아나야 나아질 듯싶네요. 하늘의 서슬 퍼런 기운은 푸른 새싹들에 나눠주고 하늘이 부드러워져야 이를 전하는 바람에도 생기가 돌겠지요. 그때면 시어머니와 며느리도 얼었던 눈 녹아 흐르듯 졸졸 이야기하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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