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닭 작가 삼시기

feat 안데르센

by Emile
브런치 농장

대낮에 유튜브도 안 들리고 밤하늘에 인스타도 보이지 않는 어느 외딴 제주도 시골, 계란 프라이를 주 메뉴로 하는 브런치 카페에 딸린 농장에서 어미 닭이 둥지에 앉아 삼일째 알을 품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어미 닭은 삼수 끝에 알을 부화하는데 성공합니다.


병아리


알들이 부화되어 귀여운 병아리들이 '우수수수' 탄생해 나왔지만 그중 몇 마리는 몸집이 병아리 보단 훨씬 크고 노란색이 아닌 회색이거나 심지어 호피 무늬 깃털도 가진 '미미양가, 가가호호' 이상한 병아리가 나왔습니다.


미운 병아리 삼식이


어미 닭과 다른 닭들은 이 병아리가 보통 병아리 같지 않고 못생기게 보이지만 모이는 삼시세끼 꼭꼭 챙겨 먹어서 "미운 병아리 삼식이"라며 놀리며 은따를 시킵니다. 심지어 이 농장 개와 고양이 마저 저거 닭이 아니라 호랑이 새끼 아니냐며 으르렁 거리기도 하고 냥펀치를 날리려 합니다.


계란 한판


이 농장에서는 같은 요일마다 반드시 하나씩 크기가 비슷한 알을 30개씩 낳아야 하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그래야 계란 30개 즉 계란 한판을 생산해서 팔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미운 삼식이 병아리"들은 닭이 되고도 삼시세끼는 꼭 챙겨 먹으면서도 알을 낳는 요일도 들쑥날쑥각각이고 알의 크기나 색깔도 왔다갔다 지 맘대로 여서 이래서는 계란 한판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브런치 농장주에게 "미운 닭 작가" 라며 "연재일에 알이 발간되지 않았다"라고 진동이 울리며 괴롭힘을 당합니다.


황금 사각알


"미운 닭 작가"는 가끔 가출을 하여 도시와 공원을 헤맸을 뿐 그래도 농장을 떠나지는 않았습니다. 여름에는 비를 맞으며 회색과 호피 무늬 깃털이 물이 빠져 흰색으로 변하길 바랐고, 가을에는 나무에 열린 과일을 바라보며 그 아래에서 입을 벌리고 누워 라이킷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삼시세끼를 때웠습니다. 때로는 사냥꾼의 황금 사각알을 낳아보지 않겠냐는 출판 제안에도 속아 넘어가지 않고 계속 오색무늬 색깔과 크기가 각각 다른 요상한 알만 나았습니다.


백조냐 백수냐


겨울에 너무 춥고 배고파 "차디찬 호수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찬찬찬" 노래나 불러야겠다고 호수에 몸을 맞긴 어느 날, 아름다운 백조의 무리를 발견하고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자신도 우아한 백조임을 깨닫습니다. 크기와 색깔이 각각 다른 알은 계란 한판으로 쓸 수는 없었지만 러시아 파베르제 보석 달걀로 쓰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신 차리고 자세히 보니 백조가 아니라 백수였습니다.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