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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이제 날씨처럼 느껴지다니

날마다 날씨

by Emile

예전에는 금메달을 따면 히어로로 보였고 놓치기라도 하면 빌런에게 당한 듯 분해하였는데 그들도 이제 그냥 평범한 인간으로 보입니다. 메달이 빌런으로 부터 지구를 지킨 증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것이지요.


그래서 메달을 따면 좋긴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 해도 그럴 수도 있는 것 같고 심지어 우리나라 사람이 다른 나라의 선수가 되거나 감독이나 코치로 나왔다 하여도 '그럴 수도 있겠네' 거기서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아마 외계인이 본다면 지구인들은 뭐 저런 이상한 갖가지 종목을 만들어 상대를 죽기 살기로 이기겠다고나 기록을 눈곱만큼 단축하겠다고 기를 쓰는 것인지 의아해할지도 모릅니다. 인공지능 로봇을 시키면 쉬울 일을 지구인은 아직 원시 사회의 습성이 남아서 렇다고 지구 리포트를 보고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물론 그간 메달이 안겨준 감동과 승부와 땀과 노력은 잊을 수 없는 것이지만 이제 올림픽이 그냥 날씨처럼 느껴지네요.

맑으면 기분이 좋고 그렇지 않으면 조금 우울할 수 있으나 맑음 금메달 신기록 한파 금메달 같은 것은 없으니까요.


햇살 히어로 바람 빌런도 아니고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하며 지나가지요. 금메달도 없으니 히어로나 빌런도 없고 지구를 구하거나 파멸시킬 것도 아닙니다. 우리도 상대방도 그저 날씨 아래 인간들로 느껴지지요. 누군가는 더 좋은 날씨를 만났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고요.


이런 외계인이 돼 버린 걸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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