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아이유
0원의 청담
공시가 325억원이라는 에테르노청담이 공시가격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라는 기사를 본다. 그런데 에테르노의 뜻은 아이러니하게도 '영원의'란 뜻이라서 공시가와는 차이가 꽤 난다. 이 '0원의' 공짜 아파트의 세금이 엄청 어떻고, 유명한 누가 설계했고, 럭셔리한 방이 몇 개고라고 하지만 그런 건 나에게는 '어떻', '누가', '뭐가, '몇개' 같은 부정확한 대명사에 불과한 하찮은 것들일 뿐이다. 책이나 드라마에서 보니 외쿡 부자들은 공동주택이 아니라 저런 크기의 작은 건물을 통째로 저택으로 지어서 살던데 겨우 여기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들에게 '0리치'라는 '0원의' 값어치 과자 이름을 붙이는 건 내가 다 부끄럽기 때문이다.
아이유
그러나 오징어 게임의 상금으로는 131억이 남고, 민희진의 풋옵션으로는 69억이 모자란 '325억'이 문제가 아니라 여기에 살아야 할 이유는 바로 '아이유'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이구미'가 마이 당긴다. 옆집에 바로 이지은씨가 살아서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러 가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난다면 얼마나 민망하도록 즐거운 체험을 안겨줄 것이란 말인가? 이 만남을 일화로 주옥같은 글을 써 올릴 것이며 그러면 보나마나 읽지도 않고 라이킷과 구독자가 방탄 다이너마이티마우스다. 미리 연재 브런치북 제목을 '0원(에테르노) 분리수거장의 아이유오에이것참'라고 설레발쳐 본다. 마지막 회는 결국 이지은씨께서 자신의 사소한 이야기가 책으로까지 출판될 위기에 참지 못하고 이사 가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동시에 이 0원 아파트 집값도 폭락하고 마침내 헐값으로 아이유씨로 부터 이 아파트 열쇠, 아니 카드키를 넘겨받아 진정한 집주인이 되고 만다.
많이투다리
그래서 당장 이 지금 소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이곳에 살 수 있는 조건을 조사해 보기로 한다. 귀차즘으로 포기할 찰나 친절하게도 이곳 집주인 절반이 '영(0)리치'라는 ('머니투데이 남미래 기자'의) 기사를 냅다 참고하여 다시 시작하기로 한다. 당당 숭구리당당하게 출처를 밝혔으니 이제 ('많이투다리 여과거 주방장'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더 맛있게 기사에 빨간펜을 가져다 대고 입주할 집을 리모델링, 비빔밥 요리를 시작한다. 아이유씨의 이웃으로서 그것이 최소한의 주방장으로서의 job도리일 테니까 말이다.
0리치
기사에 따르면 전체 0원 푸른담집의 총 29가구 중 10가구(약 44%)의 소유주가 8090이라 한다. 설마 장수촌 마을 89십세가 아니라 무려 8공9공년대생이란다. 헐데레!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다. 베스킨라빈스 30대 6, 영포티 40대 7, 오륙도 50대 6, 60대 4, 2080치약 80대 2가구라고 하니 전 연령대가 골고루 거주하고 있기에 '영리치'는 사실 과장이었다 '0리치'로 팔길이가 0이면 모를까? 최연소는 94년생 태광그룹 전 회장 장남이라는데, 아이유씨는 93년생이므로 아뿔싸 아누나라고 불리게 된다. 그는 어떻게 아이유 보다 젊은 나이에 벌써 이 0원 하우스에 살게 되었을까?
희토흙수저
그런데 '최연소' 94년생 아부지는 어디서 TV에서 본 것 같다. 횡령과 배임에다 아프다며 보석방되었다가 술피고 담배먹다 걸려 다시 구속되어 뉴스에 떠들썩하게 등장했던 그 유명한 휠체어 마스크맨이다. 명색이 회장인데 얼마나 돈이 없길래 횡령으로 아들에게는 0원 하우스 살게 했는지 처음부터 출발이 좋다. 이 밖에도 한국야쿠르트 막내아들 윤모 hy그룹 회장, GS그룹 친척인 허모 삼양인터내셔날 대표, 싸잡아 3인은 안타깝게도 희토흙수저 출신으로 타수성가하여 겨우 0원 하우스의 자격을 줍줍 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맨
배틀그라운드 게임으로 유명한 김모 크래프톤 대표, 세븐나이츠 게임 공동개발한 배모 엔픽셀 대표, 토스뱅크 이모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도 여기 게임비 0원을 내고 푸른담 아이템을 득템했다. 크래프톤은 공모주 청약에서 어이없이 비싼 가격으로 나와 바로 포기해 겨우 집값을 갖다 바칠 위기를 면한 기억이 있고, 토스뱅크서는 푼돈 간식하나 얻겠다고 허구한 날 뜨는 광고를 참으며 사이버 고양이를 키우고 있으므로 그의 막대한 관리비의 일부분은 내가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안중근 의사
그다음은 역시 추앙망하는 직업 의사이다. 보톡스로 외모역전 안모 고운세상피부과 대표원장, 눈으로 웃어요 스마일 라식으로 유명한 박모 밝은눈안과 원장, 그리고 의사는 아니지만 코로나 때 백신으로 백만몫 챙긴 조모 SD바이오센서 회장이 푸른 담벼락을 월담했다. SD바이오 상장 때는 공모주로 나도 쥐꼬리 반꼬랑지 만큼 소액을 챙겼고 그의 잡값에 보탠 바 있다. 그런데 안중근 의사는 같은 의사인데 왜 담을 넘지 못했을까? 역시 피부과나 안과를 했어야 했나보다.
0원 까지 갈아서 코인
역시 담장 쌓기에는 코인이 빠질 수 없다. 김모 해시드 대표, 안모 유튜브 매억남 운영자 등은 0혼 까지 코인을 0원까지 갈아넣어 0x코인=0 이라는 불멸의 수학 공식을 깨고 0원 푸른담집의 담장넝쿨로 성장한 듯 보인다. 최근에 뒤늦게 코인계에 뛰어들어 비록 벽돌의 반 이상을 날리긴 했지만, 백분의 0 확률로 아직 푸른담을 쌓고 0원 하우스를 획득할 충분한 가능성이 친구에게는, 아직 12척의 벽돌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여전히 친하게 지내야겠다고 생각한다.
예체능
이 밖에도 무용가 아이즈원 프로듀서 출신 한모 플레디스엔터 설립자, 가수 아이유, 손모 축구선수도 집주인이라고 한다. 손모 선수는 그 유명한 흥치뿡 선수 맞지만 축구 보기를 돌같이 하는 나에게는 그냥 손모씨일 뿐이다. 이들은 뭉뚱그려 예체능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무용과 가수와 축구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으며 단지 문과와 이과가 아닌 스타크래프트에서 다른 종족일 뿐이다.
문과
문이과가 중요하지 않은 희토흙수저를 빼면 나머지는 이과이거나 예체능이었는데 유일한게 문과 출신으로 강모 메가스터디 국어 강사가 포함되었다. 여기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글쓰기나 책내기를 당장 중단하고 학원 국어 강사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것이 유일무이하게 문과로서 0원 푸른담집에 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분석의 효능감은 바로 이 발견에 있었다. 작가로서는 아무리 0혼을 팔아도 0원 하우스에 살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것!
짱짱맨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차피 0원 푸른담 하우스에 월담하지 못할 것, 그리 열심히 글을 쓰거나 몇 푼 안 되는 책을 내기 위해 고분군투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깊고 심심하고 짭짤한 안도감을 느낀다. 누구 이를테면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라도 거기 산다고 하면 죽자살자 까무라쳤다 천국지옥 산책하고 책을 쓰고자 이심전심 밥심 아둥바둥 둥둥 뜰 것처럼 글을 쓸 것 아니던가? 그러나 한강이 내려다 보인다는 그곳에 한강도 0혼 까지 상금을 끌어 모아도 311억이 모자라서 살지 못하는 0원 하우스, 어차피 그렇지 못할 것 엄마야 누나야 대충 살자. 참고로 0원중의 0원, 불멸의 300억원대 꼭대기층 슈퍼 펜트리하우스에는 누가 살까? 게임맨, 의사, 코인, 이과 아니고 예체능 아니고, 문과 절대 아니고, 바로 희토흙수저 출신 중 한 명이다. 짱짱맨 타수성가가 이렇게 중요하다. 그러니 이번생에 연재 브런치북 '0원(에테르노) 분리수거장의 아이유오에이것참참참'은 글렀고 이 글로 심심하고 짭짤한 위로를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