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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는 이제 어렵겠지만

날마다 날씨

by Emile

기온이 점점 오르다 보니 '추워서'라는 핑계를 대기 어렵게 됐네요. 그 전까지만 해도 추워서 이불에서 늦게 나왔고 추워서 밖에 덜 나갔고 추워서 기분이 별로였고 추우니까 미루어 두고 했었는데 말이죠.


그러고 보면 추위 핑계를 유달리도 댔었나 봅니다. 추위를 앞세워 게으름을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추위가 싫다고 하면서 사실은 추위에 많이 기대고 있었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겨울 내내 추위에 정든 걸까요?


그런데 기온이 올라가며 더 이상 추위 핑계를 댈 수 없게 되자 마치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진 것 같네요. 게으름도 미루기도 기분 탓도 더 이상 추위 핑계대기 어려워졌지 뭐예요. 추위가 이렇게 든든한 친구가 될 줄 몰랐었는데 말이죠.


그래요 이제 깨어나긴 해야 할 때죠. 춥지 않으니 좀 더 일찍 일어나기도 해야 할 것 같고, 미뤄두었던 것들도 하나씩 해결해야 할 것 같아요. 추운 날씨 기분 탓도 그만하고 대신 좋은 날씨 안부를 물어야 하겠고요.

추위 말고도 또 다른 친구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따뜻함이란 사랑 말이지요.

추위 핑계는 이제 어렵겠지만 친구 대신 사랑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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