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 바람과 하늘과 구름의 상사들이 다 같이 출장이라도 간 듯 날씨가 평화롭습니다. 마치 무두절을 연상케 하는 날씨네요. 무두절이 무엇이냐고요? 직장 상사들이 단체로 회의나 출장을 가서 어른들은 없고 어린이들만 남아 평화로운 날을 말하지요. 이상한 건 그들이 없을 때 일은 평화롭게 더 잘 돌아간다는 것이지요. 그들은 전쟁을 일삼는 회의론자 정치인들이라서 그럴까요?
여하튼 날씨만큼은 춥지도 덥지도 흐리지도 바람마저 없는 맑은 하늘 평화로운 날입니다.
그러나 삶은 평화라기보다는 전쟁일 때가 많지요. 매일매일이 전쟁이고 순간순간이 전투입니다. 마치 전쟁 중에 전쟁을 위해 사는 것 같지요. 이겨야 하고 굴복시켜야 하고 많이 차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쟁을 하고 싶지 않아도 지면 굴복당하고 빼앗기기 때문에 피할 수도 없는 전쟁입니다. 그래서 평화는 삶에 아주 잠시뿐이지요.
그런데 왜 이렇게 전쟁같이 살아야 하는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지요. 평화롭게 살면 더 잘 살았을 것을 누군가가 일으킨 전쟁에 일생을 바치며 살아가니까요. 전쟁을 하곤 있지만 뭘 그리 차지하고 빼앗겠다고 그런지 모를 일입니다. 사실 전쟁 중에 목숨이나 부지하고 살아남으면 다행인 것이지 실제로는 차지하는 것도 빼앗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지나고 나면 상처뿐인 영광만 남게 되지요. 원래 병사는 전쟁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다 전사하는 것이니까요.
그에 비하면 오늘 날씨는 평화입니다. 한없는 평화요. "넌 추워 죽겠지 난 더워 죽을 테다"가 아닌 춥지도 덥지도 흐리지도 바람마저 없는 맑은 하늘 평화지요.
전쟁 같은 나날들은 좀 내버려 두고 오늘처럼 평화로운 날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전쟁꾼들은 다 가고 평화로워서 더 잘 돌아가는 무두절처럼 말이지요.
사실은 이 삶은 전쟁이 아니지요 누군가가 만든 전쟁터일 뿐입니다. 삶은 원래 평화였지요.
부디 삶에 춥지도 덥지도 흐리지도 바람마저 없는 맑은 하늘 평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