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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야 따뜻해져라

날마다 날씨

by Emile

"아으 추워"


눈이 부시고 눈이 시리습니다. 다른 데는 다 가렸는데 눈만 빼꼼히 나와 있으니 눈에는 햇살도 비추지만 바람도 들어오기 때문이지요. 눈알이 시린 건 처음 느껴지는 건데 "이렇게 시리다 얼면 눈깔사탕이 되는 건가?"라고 실없는 우스게 소리를 해댑니다. 다행히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려 눈알이 눈깔사탕이 되는 일은 없을 듯하네요.


그다음으로는 엉덩이가 시리습니다. 눈처럼 엉덩이를 가리지 않아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는 금물입니다. 다만 오늘따라 엉덩이가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네요. 그냥 따뜻한 것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뜨끈해야 한다고 할까요.


아랫목에 엉덩이를 깔고 앉습니다. 프라이팬에 호떡을 지지듯 엉덩이 떡을 지지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엉덩이가 따뜻하니 마음까지도 따뜻해 진단 말이죠. 엉덩이 어딘가에 마음이 연결되어 있음이 분명합니다.


날이 춥다고 봄이 늦다고 엉덩이를 때려 빨리 오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지 말고 엉덩이를 뜨뜻하게 잘 달래 의욕을 돋워줘야죠. 엉덩이 어딘가에 마음도 열고 의욕도 북돋는 포인트가 있는 것 같으니까요.


"아으 뜨끈해"


의욕이 아니라 졸음이 살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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