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는 말과 밤이라는 말은 둘 다 마음을 포근하게 합니다. 엷은 조명 아래의 노오란 불빛은 봄이라는 날씨와 밤이라는 시간의 조화이지요. 봄이라는 나른함과 밤이라는 졸림은 꿈으로 가는 플랫폼이고요. 봄에는 어디선가 낯선 편지가 올 것 같은 기대라면 밤에는 그 편지를 쓰고 고쳐 써야 붙일 수 있는 날 샘입니다. 봄은 이른 서두름이고 밤은 준비라서 내일은 늦잠 잔 아침을 맞을 것 같지요. 봄은 밝게 웃는 헤어짐이고 밤은 감상에 젖은 눈물이지만 그래서 새로운 시작입니다. 봄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고 밤은 달랠 길 없는 외로움이지만 결국 만나게 될 운명이지요. 봄은 밤이고 밤은 봄이 됩니다. 그래서 봄 헤는 밤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