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날씨
이번 겨울이 지나고 처음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었습니다. 날이 무척 따뜻해서인지 바리스타분이 "찬 거요 뜨거운 거요?"라고 물을 때 나도 모르게 "아~, 찬 거요"라고 말이 튀어나와 버린 것이지요.
평소에는 "역시 커피는 뜨거워야지" 주의이기도 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것을 찾게 되어서 더욱 그런데 오랜만에 맛보는 '아아'는 엄청 맛있습니다. 예전에 수도 없이 먹었던 '아아'였지만 정말 오랜만에 마셨더니 마치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아아'처럼 느껴지는 신세계랄까요! 갈증이 났던지 카페인이 시원함을 타고 가슴에 물들어서 내리는 듯 하더라고요.
그렇게 '아아' 컵을 왼손에 들고 아~ 시장 구경을 하다 보니 '아아'는 금세 동이 나갑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빨아 마시겠다는 듯이 컵을 "쪼옥쪽" 빨아대지요. 소리가 갑자기 크게 나자 '아~ 이러면 안 되는데 품위 없게'라고 생각하며 입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으려는 빨대를 겨우 떼어냅니다. 정신 차려! '키스할 사이가 아니라구!'
'뜨아'(뜨거운 아메리카노) 친구도 좋지만 '아아' 친구도 이렇게 따스해진 날에 오랜만에 만나니 무척 반갑습니다. 물론 털털하기 그지없는 '믹스'(커피믹스)가 겨우내 항상 힘이 돼주었고, 우아한 '치노'(카푸치노)는 품위를 잃지 않게 해 주었지요, 진부한 듯한 '라떼'(카페라떼)는 항상 무난해서 좋았고, 부자 친구 '푸치노'(프라푸치노)는 비싼 커피값을 스스럼없이 내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거리 두기로 만나기 어렵다지만 저에겐 친구가 참 많았네요. 이런 사랑인지 우정인지 변치 말자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