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창문을 타고 커튼 사이로 비춰 오는 만큼 경이로운 것도 없습니다. 태양의 빛이 알 수 없는 몇만 광년의 시공간을 거쳐 여기까지 도착한 것일진대, 그 마지막 관문인 창과 커튼마저 넘어서 나에게 까지 온 것이기 때문이지요. 가히 외계인의 문 두 드림과도 맞먹을 빛나는 방문입니다.
그래서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마주하여 환영하려고 했더니 창이 무척이나 더럽습니다. 거의 밖이 희미해 보일만큼 빗방울 자국이 선명하게 창에 붓질을 해 놓았지요. 붓으로 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물감을 마음가는 데로 뿌린 행위예술 일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이 창은 기이하게도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이네요. 다만 캔버스가 유리로 된 모던 아트 작품입니다. 도시의 감각을 표현하듯 원색은 거의 안 쓰고 빗물로만 회색빛 감성을 표현했다 하는군요.가히 외계인의 방문에 답하는 지구인의 메시지입니다.
더러운 유리창을 보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왜 꿈에서도 더러운 것을 보면 복권을 사기도 하니까요. 게다가 수만 광년 우주를 건너온 아침 햇살 조명에 은은히 빛나는 모던 시티 아트 더러운 유리창이라니요. 그 창문의 빗방울이 흘러내린 자국에서 과연 매트릭스 영화에서처럼 흘러져 내리는 숫자를 읽어낼 수 있을까요? 로또를 사려면 숫자까지 보여야 하는데 말이죠. 아직 내공이 부족한지 숫자까지는 아니고 보이는 건 딱 예술작품까지 입니다.메시지를 읽어내기 위해 햇살을 좀 더 쬐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