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으로는 위대한 예술가의 반려 동물들도 주인을 닮아 무척 예술적이어서, 무늬나 하는 행동이 막 예술적이라거나, 성격이 특별히 까탈스럽고 도도하다거나, 예술가의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동물이라거나, 적어도 자신이 그려진 그림 한 점은 소유하고 있을 개나 고양이가 있을 것을 기대했지만,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예술가의 반려 동물들도 예술가에 비하면 그저평범한 반려동물입니다. 다만 우리에게 그러한 것처럼 예술가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영감을 준 것은 마찬가지인 듯 하지요. 다만 예술가들이 보다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것처럼, 반려 동물들 또한 좀 더 자유롭게 키웠던 것이 약간의 차이가 아닐 듯싶습니다. 그렇다고 자유롭게 키웠던 반려동물을 너무 이상화 하진 마세요, 당신의 소파며침대가 반려동물이어지럽힌 흔적들과 배설물로 항상얼룩져있을 가능성이 높다는이야기니까요.
그럼에도 예술가와 반려동물을 짝지운 발상은 독특합니다. 애석하게도 반려동물을 그린 작품들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애써 모아 보니 그래도반려동물들이 작품의 한켠에등장하거나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스케치를 종종 그렸던 것을 보면 예술가의 최측근이었음에는 분명해 보이지요. 아마 뮤즈 까지는 아니었던가 봅니다. 아마 그 당시에는 숨겨진 연인이었을 법했던 예술가의 뮤즈들이 반려동물보다는 훨씬 더 영감 있는 존재였겠지요. 그러나 원래 예술가의 뮤즈에 관한 책을 의뢰받았다가 예술가의 반려동물로 이야기를선회한 일화가보여 주듯이, 오늘날은 뮤즈를 능가하는 반려동물의 위상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도 예술가의 뮤즈 이야기였다면 식상했을 텐데,반려동물로 인해 이야기들이 신선 발랄해졌습니다.
물론 작가도, 책의 추천인도 반려동물들을 키우고 있기에 이야기는 더 친밀할것입니다. 그렇다고 독자가 반려동물을 꼭 키우고 있어야 할 필요는 없어보이지요. 반려동물들을 키우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림 속에 녹아든 반려동물들을 따로 추려 이렇게 보는 것은 나름대로 독특한 즐거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반려동물에게 밥을 챙겨주거나 배설물을 따로 치우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바로 그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안도감과도비슷하기때문이랄까요? 게다가 반려동물은 그 자체로 이미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니 그림이라는 예술 작품을 통하여는 더욱그러함이 부각되지요. 예술가들이 반려동물을 그리 많이 그리지 않는 것은 그들보다 더 인기가 있으리라는 것을 이미 알아차려서 그랬으려나요?
예술가와 네 발 달린 친구들
한줄 서평 : 그림에 동물들을 눈에 띄게 한다고 다 네모 표시해 놓은 것은 빼주시면 그림 감상에 더 좋을 텐데 말입니다. (20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