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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ug 08. 2022

예술은 고양이다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이하여)

고양이는 예술이다

세계 고양이의 날 :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이 고양이 인식 개선, 유기묘 입양, 오랜 기간 사람과 함께한 고양이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2002년 창설한 날로, 매년 8월 8일이다.


'고양이의 날'이라는 것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오늘이 그들의 날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벌써 20주년이나 되었네요. 그런데 고양이를 생각하면 이 책이 떠오릅니다. 바로 '고양이는 예술이다'라는 책인데요. 읽은 지는 꽤 되었지만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왕관과 망토를 쓰고 즉위를 앞둔 듯한 우아하고 늠름한 고양이의 모습은 이 책을 뽑아 들지 아니할 수 없었던 이유였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양이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면 반갑거나 이렇게 예술 작품 속을 통하여 만나는 딱 그 정도 까지지요. 한편으로 고양이의 정식 집사가 되어 작위를 받는 것은 무척 영광스러운 일일 것 같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고양이 황제를 섬기는 일은 벅찬 일일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저자인 '데즈먼드 모리스'는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초현실주의 화가'라고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다른 동물에 관한 책, '개에 관한 모든 것'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자와 저를 이어 준 것은 그냥 '고양이'에 대한 모든 것이 아니라 바로 그 '고양이'가 '예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 보다 고양이를 먼저 만나게 되었겠지요. 저자는 '동물학자'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초현실주의 화가'이기도 해서 '예술'적 승화가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습니다.


'고양이'는 인간이 기르게 된 동물 중 아주 특이한 케이스가 분명한 듯합니다. 가축들은 대게 식량의 대용으로 쓰이거나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서 기르게 되었던 반면 고양이는 식량으로도 노동력으로도 별로 쓸모가 없는 동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쥐로부터 식량을 지키기 위하여 고양이를 기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다른 동물에 비하여 제공하는 노동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쥐'와 놀기보다는 '인간'과 놀고 즐거움을 주는 쪽에 선택적 전략을 두지 않았나 보이네요.


그렇다고 고양이가 인간에게 마냥 복종적인 태도로 광대의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아주 도도하게 가끔씩만 인간에게 애교를 드러내었지요. 그 모습이 인간을 더 안달 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는 한때 '요물' 취급을 받았었지요. 신성한 동물로 신전에서 추앙받기도 했지만 악마의 동물로 탄압받기도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왕좌는 고양이의 것이었습니다.


고양이는 예술계에도 두각을 나타내며 곧 화가들을 매료시키게 됩니다. 예술가들은 고양이의 귀족적인 자태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이 동물을 그리고 싶은 강한 충동에 휩싸이게 되었으니까요. 고양이는 확실히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의 세계에서 상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여하튼 '고양이의 날'이라니 고양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도시의 거리를 떠도는 고양이는 한편으로는 예술가적인 힘듬과 고뇌도 묻어나지요. 집사가 있어 왕처럼 사는 고양이와 달리 예술가적인 독립을 선택한 고양이는 가난한 예술가처럼 여전히 도도하나 쉽게 애교를 부릴 여유는 아무래도 부족합니다.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왕관과 망토를 쓴 우아하고 도도한 고양이의 모습을 좋아합니다. 애교와 복종도 좋지만 그냥 길들여지지 않고 인간을 집사로 여기는 그 모습이 여전히 고양이를 고양이답게 하는 매력이 아닐까요?


고양이는 예술이다 (가장 우아한 반려동물, 인간의 화폭을 점령하다)

한줄 서평 : 예술은 고양이다 (2018.05)

내맘 $점 : $$$$$

데즈먼드 모리스 저 / 이한음 역 /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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