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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pr 20. 2022

최적의 세수 물맛

날마다 날씨

찬물이 이제 차갑지가 않습니다. 비로소 찬물로 머리를 감아도 차가움 대신 시원함을 느끼게 된 때가 온 것이지요.


같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긴 하지만 세수할 때 물의 온도는 날마다 다릅니다. 그 느낌을 가지고도 계절이 어디쯤 왔을까가 느껴지지요.

한 겨울에는 얼음 수도관을 타고 온 듯 얼음장 같은 찬 수돗물이 나와서 손가락이 찌릿한데 비하여, 여름에는 덥히지도 않았는데 이미 덥혀진 미지근한 물이 나와서 좀 더 찬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요.

그런데 차갑게 느껴지는 물에서 더 이상 물이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 요즘 같은 때가 바로 제대로 된 물맛을 느껴 볼 수 있을 때입니다. 물이 비로소 최적의 온도로 살에 찰싹 밀착되어 세수할 맛이 나거든요.


요즈음이야 물론 따뜻한 수도꼭지를 틀어 온도야 맞추면 되지만 그것으로는 순수한 물맛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수돗물이 자연 그대로일 리는 없겠습니다만, 그나마 도시 그대로의 수돗물의 적정한 온도를 느끼기에는 요즘이 최적이라니까요.


이 최적의 물맛이 믿기지 않는다거나, 혹 아직 나만 수돗물의 최적 물맛 때를 모르고 있어서 억울하다면 내일 아침 세수하며 그 물맛을 느껴보세요. 정말 볼에 촥촥 붙는 아주 적당히 상쾌함을 주는 시원 달콤한 물맛일 테니까요.

그렇다고 마시기까지 하면 안 되고요. 물맛은 볼에 양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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