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미래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파이어족 강환국의 하면 된다 퀀트 투자
웃기게도 이 글의 제목으로 이 책의 제목이 아닌 바로 전에 읽은 책의 제목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를 달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을 설명하기에 바로 전에 읽은 책의 제목이 딱 들어맞기 때문이었지요. 뜻하지 않게 두 권의 책이 한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통 요소가 있을 뿐 책의 내용은 전혀 딴 판입니다. 더군다나 이 책은 투자를 위한 실용서이지요.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글은 책의 내용을 설명하거나 투자를 위한 것은 전혀 아니지요.
'퀀트'에 대하여는 오래전에 들어 보기는 했는데 궁금하기는 했지만 어쩐지 쉽게 다가서기에는 쉽지 않은 면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숫자'나 '통계'로 이루어진 세계라는 선입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머리가 아픈 세상에 얼마나 더 잘 살아보겠다고 숫자를 이리저리 돌려 '통계'까지 쓰며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질색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종류의 책은 정말 그런 책이었습니다. 더 잘살아보겠다는데 유용한 내용이었단 말입니다.
'퀀트(quant)'에 대하여는 말한다면 계량적 또는 측정할 수 있는(quantitative)과 분석가(analyst)의 합성어로 수학통계에 기반하여 투자모델을 만들거나 금융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하네요. 이들은 컴퓨터 알고리즘을 설계해 투자에 활용한다고 합니다. 와우 이러니 퀀트에 다가가기 힘들었었지요. '계량적'이란 말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데다가 '알고리즘'이란 용어는 이미 영역 밖의 일이라고 생각이 드니까요. 그러나 다행히 책의 내용은 쉬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인기가 있는 모양입니다. 단순하게 설명한다면, 몇 가지 기준을 설정하고 과거의 데이터를 돌려보아서 그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효하면 그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을 추려서 일정 기간 동안 기계적으로 투자하면 누구나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지요. 백데이터를 성실하게 분석하여 증거를 제공함으로써 이 책은 그야말로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를 실제로 구현해 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기계가 되는 것에 대하여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지요. 실제로 저자도 인간의 사고방식은 오류와 편향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경고하지요. 차라리 원숭이가 인간과의 투자 경쟁에서 앞서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펀드매니저에게 돈을 맡기면 뛰어난 수익을 안겨 줄 것 같지만, 사실 펀드매니저는 좀 더 돈을 많이 버는 직장인에 불과할 뿐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닌 듯합니다. 그래서 주가가 떨어지면 내 펀드의 수익률도 별수 없이 마이너스에서 헤매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게 되지요. 그래도 펀드매니저는 따박따박 수수료와 고액의 연봉을 챙기지요. 이러느니 차라리, 원숭이, 그렇다고 원숭이도 흔치 않으니 과거의 훌륭한 통계치의 확률에 따라 '퀀트'에 따라 직접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인 듯합니다.
그렇다 보면 이 책을 읽은 후 정말 '퀀트'투자를 실행하게 될까요? 상당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왜냐 하면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에 대해서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아까 말했듯이 인간은 오류와 편향으로 이루어진 존재이지요. 특히 기계적이고 숫자적 알고리즘 감성을 싫어하는 비 공대 출신들은 그러한 편향이 더 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투자 실용서를 읽고도 투자 실행 감행할 생각보다는 저자의 의도와 딴판인 글을 쓰고 있는 것이지요. 어쩌면 인간은 기계보다 항상 똑똑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물론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 방법을 알고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기계적 투자는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투자를 해 보면 알지만 수익을 올리고 잃고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 안에는 희로애락의 모든 요소, 즉 즐거움도 큰 몫을 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여전히 오류와 편향인 존재이지요. 숫자는 진실을 말해주다 해도 여전히 '도박'이 인기 있는 이유 아니겠습니까?
파이어족 강환국의 하면 된다 퀀트 투자
한줄 서평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2021.04)
내맘 $점 : $$$
강환국 지음 / 에프엔미디어 (202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