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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Sep 02. 2022

낭떠러지였지만 평지라는 것을 알았을 때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고


지나친 스트레스와
무기력은
정신적 건강을
손상시킨다.

마음은 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고',
'고장 나고',
'갈기갈기 찢어진다'.

이러한 변화를 겪는 동안
우리의 뇌에는
신체적 손상과 맞먹는
충격이 남는다.

이것은 살을 애는 듯한
급성적인 고통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
정신 건강을 조금씩 좀먹는
만성적인 고통을
야기하기도 한다.

일레인N. 아론 / 사랑 받을 권리 中

스스로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성격이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돌이켜 보면 둔감한 뇌가 잘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뿐,

전쟁을 겪은 것과 같은 외상 후 증후군, 아니 내상 후 증후군을 겪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울증일 때보다는 조증일 때가 더 많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며 이것은 사춘기를 겪듯이, 흔히 직장인이라면 겪은 조울증이라고 치부하기도 하였지요.


한때는 종교에 귀의하여 짓지도 않은 전생의 죄를 고해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구원에 이르지 않자, '오늘의 운세'에 의지하여 은 희망을 갖거나, 예정된 운세 때문이라고 위안을 찾았었지요.


그런데 지나고 나면 "그게 과연 그럴만한 일이었나?"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뭐 전쟁 중도 아니고 죽을 일도 아닌데 누구를 위하여 그렇게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떨어지는 고지를 사수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을까요?

 

이 모습은 '오큘러스' 같은 고글을 쓰면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에서는 평지도 낭떠러지로 보여서 떨어질까 봐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그 모습이 고글을 쓰지 않은 사람에게는 우스워 보이지만, 고글을 쓴 사람이라도 한참을  떨어질 것처럼 허우적거리다,  고글을 벗고는 비로소 그 세계는 가상현실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총알도 포탄도 떨어지지 않고 낭떠러지도 없는 평지였다는 사실을요.


그러니 너무 고통스러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VR게임이 끝나고 고글을 벗으면 결국 현실은 평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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