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Sep 24. 2022

영혼의 창으로 '글'이 남기를

영혼의 창

"여기 좀 보렴. 이 창을 들여다보렴.
네 영혼을 보여 주는 창이란다.
이 창은 너에게,
네가 누구이며
네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네 삶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네가 평생 하게 될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네 삶이 너를 어디로 부르고 있는지
보여 주고 있단다."

켄 가이어 / 영혼의 창 中


'영혼의 창'으로 무엇을 남기려 하십니까?


먼저 당신이 생각하는 '영혼의 창'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봐야겠지요.


그것은 당신이 누구였으며,

당신이 사랑하는 것이 무엇이었으며,

당신이 귀 기울여 들었던 삶의 소리가 무엇이었으며,

당신이 평생 무엇을 향했으며,

당신의 삶이 당신을 어디로 부르고 있었는지에 관한 것이지요.


그런데 위에 말한 모든 것들을 다 과거 시제로 썼습니다.

그랬을요?

왜냐하면 제가 생각하는 '영혼의 창'은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

묘비명에나 쓰일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고 한참 흐른 후에야,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영혼의 창'인 셈이지요.


공교롭게도 저는 그 '영혼의 창'으로 어느 순간 '글'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글'을 남기는 게 과연 '돈'과, '땅'과 '집'을 남기는 것보다 잘한 선택일까요?

히들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영혼의 창'으로 남겨지는 것은, 묘비명 하나 말고도,

돈이나, 땅이나, 집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많은 재산을 물려주면 물론 받은 이는 처음에는 기뻐하긴 하겠지요. 그 은혜를 대대로 기억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것이 '영혼의 창'으로는 기억될 수 있을까요?

돈은 쓰고, 땅과 집은 팔면 곧 흩어질 것이어서 그리고 돈과 땅과 집이 남는다 해도 그것은 남긴 이를 잊기 쉬운 것이어서, 이'영혼의 창'으로 기대하기에는 어딘지 불충분해 보입니다.


'영혼의 창'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돈이나, 땅이나, 집보다는 차라리 '글'이나 '미술품'이나 '유서 깊이 보존해야 할 건축물'로 남기는 편이 나을 수도 있지요.

 

그러므로 지금의 직업이나, 위나, 재산이나,  이런 것들은 제가 생각하는 '영혼의 창'에는 별 의미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구독이나 라이킷 수도 그때가 되면 누가 기억이나 하겠어요? 다만 순수히 글은 남을 수도 있겠지요.


'영혼의 창'은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이지요.

그것은 육신이 다 썩어 없어지고 뼈만 남듯이, 그리고 그 뼈마저 풍화되고 영혼만 남듯이, 그 영혼이 비로소 기억되는 통로로 '영혼의 창'이 열리기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쓰고 있는 '글'들은 길게는 아주 넓은 묘비명이 되겠네요.


그때 남겨진 이 '글'들로 인해 '영혼의 창'이 잠시 열려 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ps : 무스핑크스나 미이라 이야기 같다고요? 그러고 보니 그때 사람들도 그런 마음으로 그것을 만들었던 거군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