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마치 하루 온종일이 살아 있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무리 긴 비라 하더라도 한참을 내리다가 잠시라도 그치기 마련인데,
그러다 잠시 쉬었다 다시 내리더라도 말이죠,
오늘처럼 온종일 잠깐이라도 그침 없이 비 예보가 되어 있는 날은,
희망 따윈 도무지 한 순간이라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삼엄한 경비를 서며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는 듯 하지요.
잠시의 면회나 외출도 허락되지 않고 이 어두컴컴함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가 계속되자 수면제를 맞은 듯 잠이 몰려옵니다.
한번 잠들면 비가 그치지 않는 한 깨어나지 못할 것 같아,
이를 꽉 물고 잠을 참아 보지만,
종일 떨어지는 빗물에 약을 탄 듯 흐릿합니다.
커피로 겨우 비가 하루 종일 내리는 날을 버티어 냅니다.
비가 그치고 햇살이 다시 비추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