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Aug 30. 2022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마치 하루 온종일이 살아 있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무리 긴 비라 하더라도 한참을 내리다가 잠시라도 그치기 마련인데,

그러 잠시 쉬었다 다시 내리더라도 말이죠,

오늘처럼 온종일 잠깐이라도 그침 없이 비 예보가 되어 있는 날은,

희망 따윈 도무지 한 순간이라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삼엄한 경비를 서며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는 듯 하지요.

잠시의 면회나 외출도 허락되지 않고 이 어두컴컴함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가 계속되자 수면제를 맞은 듯 잠이 몰려옵니다.

한번 잠들면 비가 그치지 않는 한 깨어나지 못할 것 같아,

이를 꽉 물고 잠을 참아 보지만,

종일 떨어지는 빗물에 약을 탄 듯 흐릿합니다.

커피로 겨우 비가 하루 종일 내리는 날을 버티어 냅니다.

비가 그치고 햇살이 다시 비추기까지...



매거진의 이전글 두 양동이의 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