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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Sep 08. 2022

완벽한 명절을 보내는 방법

명절은 지내기 전에는 기대가 되지만 막상 지내고 나면 힘든 일정이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명절을 폐지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도 한편으로 일리가 있어 보이지요.


왜냐하면 명절은 위에서 말한 데로 명절을 지내기 전에는 잔뜩 기대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는데 막상 지내다 보면 이러한 기대는 충족되기는커녕 산산이 부서져 만신창이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명절의 부담은 역시 오랜만에 만난 친지 간에 신상을 털어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왕래가 잦을 경우 이러한 절차는 생략되기도 하지만 대게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면접에 임하듯 처음부터 자기소개를 하거나 이력서를 수정하고 포부를 피티 한 다음 심지어 회식괴 노래방까지 참석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늘 그렇듯 회식은 친지 간에도 위험한 행위입니다.

특히 이 회식은 밖이 아니라 집에서 행해지므로 메뉴를 손수 마련해야 한다는데부터, 일박이일 이상의 워크숍이 될 수도 있다는데 부담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높은 성과를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하고 낮은 성과를 내고 있는 자신에 대한 자아비판으로 위기를 모면해야  수도 있지요.


회식 후 노래방은 늘 그렇듯 가장 위험한 입니다. 노래는 주로 가창력 자랑과 그것을 맞장구 추며 텐버린이라도 열심히 흔들어 주어야 박자가 맞는 것인데 마이크를 서로 갖겠다고 싸우거나 부르던 노래를 중간에 끊어버려 빈정이 상할 경우 상황은 극으로 치닫게 됩니다. 령 무사히 노래방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지치고 피곤한 건 마찬가지지요.


그렇다고 회식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명절 휴일을 불태울 순 없겠지요. 명절을 쪼개서 네가 쉬고 싶은 날 쉬라는 자유 명절제를 시행할 것도 아니면 말입니다.


러므로 명절을 완벽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먼저 명절에 대한 기대부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이다. 명절이 되면 특별한 음식, 특별한 방문, 특별한 선물을 기대하는데 그것들이 아주 드물게 특별했던 시절과 달리 일상화된 지금은 그 특별한 기대가 오히려 독이 되거든요.


그래서 명절을 일상처럼 보내면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아니합니다. 너무 맛있는 것을 많이 먹으려 하지 않으므로 살도 찌지 않고 일상처럼 만나서 가볍게 대화를 이어가면 싸울 일도 없지요. 선물도 기대하거나 섭섭해하지 말고 일상처럼 하고, 특별 회식이나 노래방 워크숍도 준비하지 않습니다.


기대하지 않았으므로 특별한 일도 없이 그냥 쉬었던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나면 명절이 지났을 때 달리 느껴지는 낯선 가뿐함으로 말하고 있겠죠.


"정말 완벽한 명절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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