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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Oct 17. 2021

E's 북 : 커피 세계사 + 한국 가배사

모뽀는 모껄과 함께 끽다버스에서 힙하게 ($$$$)



한줄 서평 : 모뽀는 모껄과 함께 끽다벅스에서 힙하게

내맘 $점 : $$$$ (흔한 커피 찬양론이 아닌 객관적 시각에서의 커피 역사를 바라본 것이 돋보이는 책. 아울러 한국 가배사를 끽다할 수 있는 즐거움)

이상길 지음 / 푸른역사 / 2021.08


$ 스벅 커피를 매일 먹는데 등급 강등이라니요


최근에 스타벅스에서 제 멤버십 등급을 골드 레벨에서 그린 레벨로 강등시켰습니다. 아무리 스벅 소사이어티어라지만 귀족에서 평민이 된 것은 썩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속된 말로 '지금까지 내가 쓴 돈이 얼만데! 이러기야?'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Covid19로 인하여 커피숍을 예전처럼 잘 찾지 않은 이유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매일 스벅 커피를 그것도 두 잔 이상씩 꼬박꼬박 마시고 있는 걸요. 다만 잔만 스벅 커피잔입니다. 내용물은 원두도 있고 믹스도 있고 심지어는 홍차도 녹차도 가끔 합니다. 스벅이 화가 날 만도 합니다. "저 놈을 당장 하옥하랏!"


$ 모뽀, 모껄과 끽다점

 

오늘날에 스벅이 있었다면 100여 년 전에는 끽다점이 있었습니다. '끽다'라는 말은 '차를 마신다'라는 의미인데 왠지 '힙'해 보이네요. 심지어 이 끽다점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케이크이며 샌드위치까지 제공했다고 하니 스타벅스의 경영다각화는 싱거워 보입니다. 커피 전문점의 이름은 이후에 카페나 다방 - 카페가 다방보다 더 먼저입니다 - 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전성기를 이루었고. '다방'이라는 말은 이제 모 부동산 중개 앱으로 거듭났네요.

근래에 힙스터가 있다면 예전에는 모뽀(모던 보이), 모껄(모던 걸)이 있었고 이들의 아지트가 끽다점이나 다방이었습니다.


$ 믹스커피의 산업혁명


믹스커피의 등장은 커피사에 있어서는 거의 증기기관, 산업혁명급 변화로 보입니다. 믹스 커피 이전에는 오늘날과 같은 원두커피와 드립 커피의 세계였는데 이를 거의 다 멸망시키고 한 동안 커피계의 90%를 장악한 것이 믹스커피였기 때문이죠. 오히려 이제야 100여 년 전과 비슷하게 원두커피나 스페셜티 커피란 이름으로 부활한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믹스 커피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특히 한 현상이라죠. 그쵸, 원두커피를 먹어도 믹스커피는 또 따로 먹어주어야 하죠. 직장인은 반드시. 글 쓸 때도 효과가 삼삼합니다.


$ 쟈뎅과 도투루


근래의 커피 역사 속에는 잊혔으나, 쟈뎅과 도투루 같이, 문득 기억이 떠오르고 마는 싸이월드급 커피 전문점의 이름들도 이 책에 반갑게 등장합니다. 신촌 로터리의 핫한 위치에 있던 쟈뎅의 기억이 소록소록 나는데요. 그러고 보면 커피 전문점 제국의 암투 스타워즈급이었나 봅니다. 그 많은 커피숍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박완서 님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버전)

아무튼 수다를 떨고, 데이트했던 커피숍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요.



$ 지옥의 커피


안타깝게도 세계의 커피 역사는 노예사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커피야 말로 그것을 재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전혀 다른 식품이라는 것으로 책이 시작한 듯하네요. 그렇게 보면 커피는 악마의 음료가 분명할지도 모릅니다. 커피는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강하고, 사랑처럼 달콤해야 한다' 라거나, '천사처럼 부드럽고, 키스처럼 달콤하다'라고 유혹하고 있지만, 저 처음 문구 '지옥처럼'에서 커피의 속성을 보았습니다. 악마의 속삭임이 있었기에 커피는 노예를 동원해 가면서 까지 이 땅에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로 자리잡지 않았을까요?


$ 한잔 콜?

    

글을 쓰면 역시 또 배가 고파집니다. 이번에는 커피가 고파 지네요. 이태리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의 짜릿한 쓴맛이 기억을 파고듭니다. 지금은 한밤중이라 아무래도 무리입니다. 낼 아침 일찍 눈뜨자마자 한잔 끽다벅스잔에 믹스가배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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