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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Oct 18. 2021

E's 북 : 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소설가의 쓰는 일, 걷는 일, 사랑하는 일 ($$$)

한줄 서평 : 천천히 읽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내맘 $점 : $$$ (특별한 목적을 가지지 않는 정말 산책 같은 이야기를 원한다면, 일본 전병 맛을 좋아한다면, 천천히 음미하듯 읽을 수 있다면)

오가와 요코 지음 / 김난주 옮김 / 티라미수 / 2021.04


$ 노란색 표지와 산책 중인 강아지


바나나를 먹으려다 문득 이 책 생각이 다시 납니다. 왜냐하면 바나나 껍질을 까 놓은 엷은 노란색이 이 책의 표지색과 꼭 닮았기(반드시 바나나 겉이 아니고 속이어야 합니다) 때문이지요. 게다가 고개를 잔뜩 치켜들고 막 산책을 시작한 기분 좋은 강아지 그림까지 있어서 이 '노란색'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 강아지 이야기 아니고요


그렇다고 이 이야기 강아지에 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 그리고 강아지도 아니었습니다. 래브라도 견종의 '러브'라는 이름의 '노견'이었는데 강아지라 하기에는 연식이 꽤 있던 것이었지요. 주인공은 아니지만 저자의 글에도 산책에도 늘 '러브'가 동행합니다.

가만히 보니 '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은 저자 자신에게 하는 말이면서도 '러브'에게 하는 말 같더군요. 노견은 여기저기 성치 않은 곳이 많아져서 걱정도 많아지는 법이니까요.


$ 일본 작가


일본 작가의 이야기는 오랜만에 읽습니다. 아마 저 노란색이 아니면 더 오래 걸렸을 수도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읽은 작가가 아마도 '에쿠니 가오리' 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와 트렌드가 많이 달라진 걸까요? 저자는 일본에서 꽤 유명한 듯 하지만 제겐 낯선 이름입니다. 저자만큼이나 내용들에서도 낯선 일본의 동네와 인물들이 소소하게 등장하여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걷다 보면 괜찮아집니다. 


$ 전병 좋아하세요?


'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는 책의 중간이 지나서야 등장하는 에피소드입니다.
처음에는 작가의 '걷기'나 '산책'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강아지도 아니고 걷기 이야기도  아니라면 이 책의 팥소(앙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이 이야기는 어쩌다 선물 받은 일본 전병을 생각나게 합니다.

고운 포장지에 한편 한편 이야기를 잘 나누어 담은 것도 그렇고, 천천히 풀어서 한장 한장 음미해야 담백한 맛이 나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읽어야 하지요. 크림이나 팥소(앙코) 같은 게 발라져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반을 넘겼을 때 참지 못하고 홀라당 다 까서 한꺼번에 읽어 버렸습니다. 이래서 일본 작가의 글을 잘 못 읽는 이유입니다.

그래도 걷다 보면 괜찮아질 겁니다. 오늘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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