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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바늘에서만 시계 소리가 난다

feat 잠

by Emile


시곗바늘 소리

바늘 끝으로

귓가를 쿡쿡 찔러대니

잠을 깨 생각한다.


저 소리는 왜 저렇게 우렁찬지

달리는 경주마 인지

앞서거니 뒷서거니

그래봤자 쳇바퀴인데


저 소리는 왜 저렇게 제각각인지

똑딱똑딱 노크 인지

째깍째깍 시한폭탄 인지

티톡카톡 메신저 인지


저 소리는 왜 저렇게

지휘자 오케스트라 인지

취객 소음 인지

시 낭독 인지


저 소리는 왜 저렇게

밤에도 자신감 인지

낮에도 당당함 인지

밤낮없는 뻔뻔함 인지


그런데 자세히 보니

제일 긴 바늘만 그렇고

더 짧은 두 바늘은 거의 미동도 없다

아 젊은 바늘이어서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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