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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Nov 12. 2021

여행의 미래 : 시간여행 떠나시겠습니까?

리얼 시간여행 가이드북

$ 시간여행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나는 상상은 오랫동안 소설과 영화의 단골 소재이자 미슐렝 가이드 별점 메뉴였지요. 그리고 '시간여행'을 떠나면 과거의 나와 현재에서 온 내가 동시에 존재하게 되는 '평행세계'라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상대성 이론'과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odinger)'의 '양자역학 이론'에 의하면 '시간여행'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지요. 이론상으론 말입니다.


한때는 태양이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였고, 반대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 다는 것은 신의 섭리에 반하는 재판 감이었지요.

그리고 음성과 영상을 지구 반대편에 보낸다는 것은 예전 사람들에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상상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말도안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이 것들이 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야기이지요.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여행도 머지않아 실현될 듯 보입니다. 가능성이 농후하지요. 일리가 있어요.


그래서 만들어 냅니다 '타임머신!' 특허도 받지요. 우주여행도 하는데 미래에는 시간여행이라고 불가능할까요? 다시 한번 관광업의 블루오션을 창조 하겠지요. 물론 수익도 어마어마하고요.


$ 가이드


문제는 '시간여행'이 가능하냐 불가능하냐가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가능하였지요. 미래에는요.

그런데 그 이후가 간단치가 않아요. 시간여행을 가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돌아올 수도 있어요. 바로 가서가 문제이지요.


시간여행을 가게 되면 준비물을 꼼꼼히 챙겨가야 합니다. 과거에는 지금과 달리 없는 물품이 많지요. 불과 몇백 년 전으로만 떠나도 모든 걸 물어볼 수 있는 스마트폰 같은 건 없는 게 당연하지요. 심지어 그냥 전화기도 있을까 말까지요. 더 과거로 간다면 차도 없고 말을 타야 할 수도 있겠네요. 말 타봤나요? 아니요.


옷차림도 문제입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면 안 되지요. 현대의 여행과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위장이 필요해요. 어떻게 그 시대의 옷을 준비했다 해도 신발도 문제고 머리스타일도 그렇고, 호텔에 방이 없는 게 아니라 호텔 자체가 없다는 게 문제이지요. 노숙도 각오해야 합니다. 신경 써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먹을 거는 더 문제입니다. 지금처럼 인스턴트식품을 아무데서나 사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지요. 편의점은 생각지도 마세요. 심지어는 먹을만한 것을 팔지도 않을뿐더러 판다 해도 살 돈도 미리 준비해야 하지요. 그 당시 화폐로 말이에요. 화폐가 아직 없는 더 옛날로 간다면 물물교환을 해야 하는데 교환할 거리가 마땅치 않을 수도 있지요. 그럼 먹을걸 싸가야 하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지요.


$ 패키지여행


그렇습니다. 업의 본질을 잘못 정의한 것이었어요. 이것은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 '관광업'의 영역이었던 것이었지요. 그래서 생각해 내었지요. 드디어 시간여행 전문 여행사가 생겨난 것입니다. 그리고 친절하게 가이드를 해 줍니다. 이 가이드북은 그렇게 생겨난 것이지요.

간단합니다. 이것은 흡사 아마존 오지로 떠나는 여행과 유사하지요. 아니면 아프리카의 수교되지 않은 어느 나라를 여행하는 것과도 비슷할 수도 있겠네요. 북한을 몰래 여행하는 것과도 비슷할 수 있고요.


그래서 떠나고자 하는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알아둘 필요가 있지요. 또 이 여행은 그 역사를 직접 체험하고 싶기에 떠나는 여행이기도 하고요. 추천하는 역사적 배경은 친절하게도 가이드북에 잘 나와 있지요.

이 여행지의 배경은 어떠하고 주의할 점, 옮길 수 있는 병균들,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 응급처치 법, 의심받지 않을 옷차림과 챙겨야 할 먹을 것에 이르기까지 가이드를 꼼꼼히 해 줍니다.


그러므로 시간여행은 시간을 달리할 뿐 해외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요. 그러므로 이 시간여행은 자유여행은 아니고 아직 패키지여행이 되겠습니다. 가이드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위험한 국가에서 그렇듯이 잡혀가거나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지요. 시간여행을 왔다는 말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니까요.


$ 걱정


그래서 그런지 이 여행사의 가이드북은 너무 걱정에 휩싸여 있군요. 가는 곳마다 주의할 점이 한가득이지요. 리얼 시간여행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 가이드북에 높은 점수를 주고자 함은 이 현실적인 제약조건에 대해 상상력을 더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시간여행'은 우리가 흔히 봐 왔던 소설이나 드라마나 영화에서 처럼 '낭만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시간여행은 현실이고 무척 걱정해야 할 것이 많은 문제지요. 색다른 체험인 만큼 엄청 위험합니다. 공룡이 아직 살아있던 시기로 간다면 '쥬라기 공원'에서처럼 공룡의 입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요. 이건 '리얼' 이니까요.


특별히 시간여행 중 염두해야 할 것은 '신분'을 잘 위장하는 것입니다. 가이드북에는 자세한 설명은 부족 생략했지만, 적어도 귀족이나 사제로 위장해야 하지요.

불평등을 외치고 있지만 인류의 역사가 현재만큼 자유롭고 평등해진 것은 사실상 태곳적 빼고는 없었지요. 대부분의 시기는 왕과 귀족의 소유물이거나 농노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처럼 과거에 뚝 떨어지면 재밌을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왕이나 귀족이나 사제가 아니면 탈출한 노비로 오인받아 물고를 맞거나, 잡혀가서 죽어라 일 하거나, 중세라면 신성모독으로 재판에 넘겨질 것이 농후하지요.

또한 먹을 것이 지금처럼 남아돈 적은 없었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언제나 배고픈 존재였고 겨우 목숨을 부지할 정도만 먹을 것이 있었거나 굶어 죽는 사람들이 허다했지요. 요리나 기내식은 고사하고, 에비앙이나 제주삼다수 같은 생수는 구경도 못할 것이에요. 그래서 물은 항상 끓여 마시고 오염된 물일 수 있음을 항상 강조 하지요. 물론 병원 같은 건 잘 없지요. 세균에 대해서 아직 알지도 못하고 의시대신 주술사를 만나야 할 수도 있지요.


이쯤 이면 시간여행이 그리 즐겁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아무리 패키지여행이라지만 쉽사리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망설여집니다. 그렇다고 꼭 나쁜것만 있는건 아니에요 만국박람회에서 에펠탑의 초기 모습을 직접 보거나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오지의 여행이 색다른 경험이긴 하되 목숨을 건 여정이 분명하듯이, 현실의 시간여행은 개고생을 각오해야 할 것이 분명합니다. 아무리 가이드가 따라붙어서 이것저것을 알려준다 해도 말이지요.

어때요 그래도 '시간여행' 한번 떠나보시렵니까?


저는 '과거'로의 여행은 사양하렵니다. '미래'라면 모를까.


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 (THE TIME TRAVELLER's HANDBOOK) (2021)

한줄 서평 : 상상력은 뛰어났으나 너무 걱정 많은 가이드 (2021.08)

내맘 $점 : $$$

카트린 파사히, 알렉스 슐츠 지음 / 장윤경 옮김 / 부키 (2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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