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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Oct 13. 2022

보기와 읽기와 쓰기의 순환참조

feat 엑셀 오류 해결

요즘음 글의 수가 늘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볼게 별로 없어서 쓰기도 합니다.

늦은 저녁은 역시 드라마나 영화의 시간이지요. 꼭 정규방송이 아니더라도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같은 OTT(Over The Top) 서비를 통해서도 보는데 근래에 정말 말 볼게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OTT와 '헤어질 결심'이 드는 것이지요. 심지어는 TV와도 이혼을 선언하고 독신으로 지내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러므로 질 낮은 프로그램으로 광고료와 시청료만 챙기는 방송국의 미래는 밝아 보이진 않는 것이지요.


그래서 보는 것의 대안은 읽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읽는 것은 역시 '책'이지요.

읽는 것은 보는 것에 비하면 더욱 적극적인 구애의 행위입니다. 잠시만 방심하더라도 보는 것만큼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떠나 버리거든요. 그리고 읽는 것을 머릿속에 직접 그려야 하기 때문에 보는 것보다 에너지가 더 많이 소비되는 일이기도 하지요.


언뜻 생각하면 "보는 게 더 쉬운데 왜 어렵게 읽고 있지?"라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읽는 것은 직접 머릿속에  장면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도 하지만 머릿속을 좀 더 움직이게 하지요. 일종의 운동을 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머리에 군살이 빠지고 근육이 붙는 것이라고 할까요? 쉽게 말하면 더 및및하지 않은 애정행각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책은 추운 겨울에 땔 장작처럼 평소에 패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언제라도 책을 때 따뜻한 불을 만들 수가 있거든요. 어느 날 갑자기 정전이 되거나 인터넷이 끊기더라도 눈이 산처럼 내려 오도가도 못하더라도, 벙커 안에 책이 아직 있다는 것은 무척 다행인 일이지요.


그러다가 보는 것도 읽는 것도 재미없으면 이제 쓰는 것입니다. 

"그렇게 재미없게 만들려면 차라리 내가 쓰는 것이 낫게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내가 드라마 감독도 하고 책 작가도 하고 '북치고 장구치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아니 '레디엑션하고 컷하고 편집하고 제본하고' 다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로소 쓰다 보면 보는 것과 읽는 것을 만드는 것에 대한 고충을 이해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드라마와 재미있는 책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거든요.

황당하기 그지없는 드라마와 드럽게 재미없는 책을 만들어 놓고 자책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쓰기가 재미없어지면 보기와 읽기로 돌아가고, 보는 것과 읽는 것과 쓰는 것이 무한 반복되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할 것이 세 개나 있다는 것은 다행입니다. 돌려가며 반복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엑셀을 하다 보면 '순환참조'라는 오류가 아주 가끔 발생하곤 합니다. 

수식에 참조하는 영역에 수식을 입력한 셀까지 포함하는 경우에 발생하지요. 

이것은 수식에서 자기자신을 포함하는 영역을 제거해 주면 간단하게 해결됩니다. 


그리고 보고 읽고 쓰는 것의 영역에서도 이 순환참조의 오류를 자주보곤 합니다.

보는 드라마나 읽는 책은 '참조'의 영역인데, 이것이 자기자신의 영역인 '쓰는 것'에 포함되는 경우입니다.

드라마와 책의 내용은 참조할 따름이지 자신이 쓴 글이 아닌데 마치 자신의 글처럼 쓰면서 생기는 오류이지요.

이때도 보는 것과 읽는 것의 영역에서 자기자신을 포함하는 쓰는 것의 영역을 제거해 주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지요.


오늘은 드라마가 볼 게 없었나 보네요. 책도 잡히지 않고요. 그래서 쓰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보는 것과 읽는 것과 쓰는 것은 계속 반복되겠지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할 것이 세 개나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순환참조의 오류만 조심하면 됩니다. 

왜냐하면 보기와 읽기는 참조의 영역이지만 쓰기는 철저히 자신의 영역이기 때문이지요.

뭐 글은 엑셀이 아니라서 화살표 오류표시가 바로 뜨진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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