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시대에는 X파일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글리치'는 MZ세대의 X파일쯤 되겠네요. 그래서 이것을 Z파일이라고 이름 붙여 봅니다. MZ세대의 Z파일이지요.
먼저 '글리치'의 뜻에 대하여 알아볼까요? 그러고 보니 드라마를 다 볼 때까지 뭔 뜻인지도 모르고 보았네요. 글리치는 단적으로 말하면 '일시적인 오류', '오작동' 정도의 뜻이 되겠습니다. 소프트웨어에 생기근 오작동을 '버그(bug)'라고 하는데 비하여 하드웨어에 생기는 오작동은 '글리치(glitch)'라고 한다네요. 그러므로 당신이 지금 노안이 와서 눈이 잘 안 보이고, 찬바람이 분다고 팔다리가 쑤시면 '글리치'하고 있는 것이지요. 정신만은 '버그'하지 않기 위해 똑바로 정신 차리고 글을 쓰고 있다고요.
X파일은 20세기 폭스사가 94년부터 방영한 UFO, 외계인 시리즈입니다. FBI 요원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와 스컬리(질리안 앤더슨)가 여전히 기억나는 것으로 보아 무척이나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였습니다. 그 이후에 무슨 비밀스런 파일에는 으레껏 X파일이라는 명칭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세대는 Z세대가 되었는데도 이 X파일은 어찌나 유명했던지 절대 Z파일이 되지도 않고 여전히 X파일이네요.
여기서 X파일과 Z파일(글리치)을 이어주는 끈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외계인' 되겠습니다.
이 드라마는 X파일 이후로 관심에서 멀어졌던 외계인의 존재를 다시 끄집어내게 하는 드라마였다고요.
사실 외계인 같은 존재들은 주위에 많긴 합니다. 특히 직장에 그런 의심스러운 존재들이 넘쳐나긴 하지요.
그런데 글리치에서는 외계인이 종교적인 절대자와 엮이게 됩니다.
그러고 보면 모든 종교의 절대자들은 외계인 같은 존재였지요. 요즈음은 그 절대자들이 몇 천 년 전에 오고 왜 다시 안 나타나는지 모를 일이긴 합니다. 우주선이 고장 났는지. 지구를 포기한 것인지. 여하튼 너무 오래되었다고요.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가 외계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이제는 종교의 절대자의 모습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맞게 외계인은 CEO로 등장하고 있는가 봅니다. 당신의 CEO도 외계인일 확률이 아주 큰 것이지요.
그래도 외계인이 정체를 바로 드러내지 않고 그렇게 슬쩍쓸쩍 데헷 친절을 베푸는 것은 다행입니다.
반대로 인간이었다면, 다른 행성의 외계인이 더 열등할 경우 지배하여 노예로 삼으려 했을 것이고, 더 우등하였다면 노예가 되기 싫어서 전쟁을 벌이고 멸망시키려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종족끼리도 색깔과 생각이 다르다고 싸워왔는데 생김이 전혀 다른 외계인이라면 바로 처형이라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인간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돕기 위해 무려 글을 쓰는 외계인들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저의 프로필 사진에도 있는 '외계인'입니다.
이들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컨택트(Arrival)'이란 영화에 나오는 아주 신비한 존재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