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촘스키
음모론이라고 들어봤는가? 혹은 음모론을 즐겨하는가? 음모론(陰謀論, conspiracy theory)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명확하지 않은 원인에 대해, 배후에 거대한 권력조직이나 비밀스러운 단체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음모론은 일반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듣기 힘든 격동기나 혼란기에 많이 유포되는 경향이 있는 비이성적 현상이다. 정감록이나 노스트라다무의 예언, 오늘날에는 일본 대지진을 예고한 '내가본 미래'도 음모론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가 대량으로 쏟아지고, 네트워크 되어 오픈되어 있는 현재 시대는 음모론이 가장 힘을 잃을 때인 것 같지만, 가장 격동과 혼란의 비이성적 '아무말 대잔치'의 시대를 맞이하여 음모론은 가장 큰 힘을 받는다. 드디어 인간의 정보처리 능력에 한계가 오고, 이성적 판단에 심각한 고장이 생긴 것이라고 판단되는 시점이다. 드디어 진화가 정점(피크)에 달해 멈추고 원숭이로 돌아가는 역진화의 시대라니 인류학적으로 얼마나 대단치 아니한가! '날리면'이 어쩌고가 그 역진화의 시작이었는데 눈치채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요원'이라는 저쩌고의 이야기를 듣고 마침내 역진화의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음모론은 상당히 매력적이긴 하다. 음모론에 대입하면 사고와 상상력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으며, 심지어 공상 과학소설과 같은 글의 모티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은 그렇게 정직하게끔만 만들어지지 않아서, 생각보다 비 이성적으로 돌아가고 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러나 거기서 그쳐야지 음모론에 너무 빠져들면 환각의 상태에 이를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환각은 마약처럼 기분이 날아갈 수 있지만, 막상 깨어났을 때 현실은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고 여기서 요즘 음모론의 대명사가 되고 있는 '부정선거'의 설익은 주장을 더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초딩이 보아도 뻔한 '반역'이라는 '대역죄'의 집중력을 흩으러뜨리기 위한 질 낮은 물타기의 수작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언어학자 촘스키는 음모론이란 이제 지적인 욕설이 되었다며, "누군가 세상의 일을 좀 자세히 알려고 할 때 그걸 방해하고자 하는 사람이 들이대는 논리다"라고 말했다. 이 경우 '자세히 알려는 일'과 '들이대는 방해'는 오늘날의 현상과 정확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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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는 차원 높게 다뤄야 할 '음모론'이 훨씬 많다. 먼저 여전히 개인적으로는 병무청의 징집 스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국가 고위직의 양반들은 왜 그리 면제가 많은지 음모론이 아니고서야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경제관료 F4의 절반 이상이 군 면제이고 내란대행도 무슨 이유인지 겨우 6개월 군생활을 마쳤을 뿐이라고, 그러나 근거는 불분명하다고, 남아있지 않다고, 이미 이야기했었다. 최근에는 키가 육척장신 배우가 소집 대기하다 면제 판정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4급 판정을 받은 이유는 끝까지 밝히지도 않고 버젓이 TV에 나오고 있다. 비단 그 배우뿐만 아니라 그런 비슷한 사례가 얼마나 많겠는가? 문제는 그렇게 스리슬쩍 이미 오래전부터 악용되고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왜 병무청을 이번 계엄 때 털지 않은 것일까?
입시와 각종 시험, 자격에도 음모론을 제기한다. 내신은 과연 공정할까? 특히 석박사 논문에 고딩이 부모와 함께 공저로 이름을 올렸다는 기사를 접하곤 한다. 특이하게 천재도 있겠지만 경우의 수가 차고 넘친다면 과연 그게 말이 되는 것일까? 검사 아버지가 말아주는 각종 수상과 발명의 업적으로 평가받는 대학의 입학과정은 그러고도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엉터리 석사와 박사 논문으로 학위를 부여받은 최고 여성 지도자 동지의 사례는 이를 너무 쉽게 단순히 음모론이라고 할 수 없음을 증명한다. 뒷배만 있으면 체육 전공 하고도 과학을 하고, 과학을 전공하고도 올림픽에 얼마든지 나갈 수 있음을 현실은 버젓이 보여주고 있다. 교육청을 털었어야 했다.
취업에도 음모론을 제기한다. 취업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당신이 결코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고 자신감을 갖어라. 취업은 청탁에 의해서 너무 쉽게 이루어진다. 특히 공공의 꿀빤다는 일자리는 이미 취업자가 내정되어 있어서 들러리 서는 경우가 흔하다. 다만 그러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부지나 할아쫄바지의 신축력 부족일 뿐 정작 당신의 능력의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익히 들어서 알지 않는가? 감사는 놀고먹는 최고의 자리이며, 올해 베스트 아부상에 올라야 무한 감사함으로 그 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그보다는 그냥 오마니나 할마니가 가만히 타고 날때 부터 회장이면 가장 좋다. 사기업이면 그렇다고도 하지만 공기업,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어찌 요직에 이리 술친구에, 사돈의 팔촌, 운전기사 까지 차고 넘칠까? 고용노동부를 털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방송국은 더욱 의심 천지이다. 빵과 와인을 수백만원 어치 사 먹으며 꿀 빨았다는 사례는 이제 니빵 굵고 와인색이려니 한다. 그러나 바로 마주하는 현실에서도 TV에 비호감의 연예인이 모든 프로그램에 계속해서 등장한다. 계속 출연시키면 낯익어서 비호감이 호감으로도 보이고, 이미지를 세탁하다 보면 수십억원의 사채빛을 전부 갚고 세탁 공장을 차려 세탁 세제를 파는 것은 일도 아니다. 왜 특정 연예인은 시청률도 잘 안 나오는데 다수 방송에 질리도록 겹쳐서 나오는지 도대체 모를 일이다. 연예인은 자녀를 쉽게 출연시켜 부를 대물림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자녀가 둘이어도 셋, 넷으로 둔갑시키는 것이 방송이니 모든 것을 믿어선 안된다. 음주운전을 해도 마약을 먹어도 계속 출연시켜 주는 것이 이 바닥이다. 도대체 공중파를 사전파로 쓰는 방송국과 피디들의 행태를 과연 음모론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최근 일본 후지TV의 성상납 사건만 보아도 전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방송국을 털어야 할 전혀 다른 이유이다.
부정선거 같은 '자세히 알려는 일'에 '들이대는 방해'로 방패 세운 음모론은 촘스키가 말한데로 사실상 상대할 가치도 없다. 그보다는 당장 삶에 위협이 되는 병역면제, 입시, 시험, 자격의 공정성, 꿀빠는 공공 자리의 취업의 공정성, 방송국의 출연 커넥션 등, 당장 계엄군을 투입하여 털어야 되는 음모론은 차고도 넘친다.
이 음모론의 끝에는 결국 같은 줄이 존재하고 있다고 본다. 친일 일루미나티 잔재 같은 거대한 권력의 뿌리가 그것이다. 그리고 고백하건대 부정선거는 사실 있었다고 본다. 지금의 반란을 일으킨 이유가 바로 부정선거로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경선이 다 부정선거였고, 본 선거도 사이비 종교를 끌어들인 거대한 부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결과는 파면이 아니라 부정선거로 인한 처음부터 당선이 아니어야 한다. 그러므로 그가 임명한 자들도 모두 그 자리에서 사라져야 함이 합당할 것이다.
그러므로 음모론은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비이성의 시대로 근거 필요 없는 아무말 대잔치가 휑행하고, 인간의 진화가 피크와 한계에 달해 그래도 한때 학원에서 역사를 가르쳤던 자가 원숭이로 역진화, 즉 퇴화하는 시대라면 음모론을 누군들 꺼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러므로 부정선거는 위와 같이 맞으니 그 세탁을 위한 음모론 말고, 부디 위의 네다섯 가지 찐(眞) 음모론이 훨씬 급하고 중차대한 만큼 구국의 결단으로 떨쳐 일어나 해결해 주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아서라 그렇다고 막무가네로 털지는 말고 쫌!
ps
그리고 실은 '브런치스토리'에서 조차 '요즘 뜨는 브런치북', '브런치 수상작', '브런치 멤버십 추천'에도 갸우뚱한 음모론이 존재할지 모른다고? 음모론자는 생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