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주식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주식 리딩방과 글쓰기 코칭방은 닮은 점이 많다. 어떤 주식이 떡상을 칠지 콕 찝어주는 것처럼, 어떤 종류의 글이 조회수가 폭발할지 찍어주기도 한다. 이번에는 어떤 테마주가 열배, 백배의 수익을 안겨줄 거라고 말하 듯, 글도 빠르게 쓰고, 책도 바로 내면서, 먹고살기에 충분한 배당과 수익을 안겨 준다고 유혹한다.
그런데 주식 리딩방의 운영자가 그렇게 주식을 잘 알면 주식 투자나 할 것이지 왜 주식투자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마찬가지로 글쓰기를 그렇게 잘하면, 글 다운 글이나, 책 다운 책을 내서 떼돈을 벌지, 왜 하필 글쓰기 방법에만 "배가 좋다", "감이 좋다"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곤 하는 것이다.
그러면 주식 리딩방의 자칭 주식 고수들은 하나 같이 말한다. "무지한 주린이들을 돕기 위해서"라고, 자신이 "돈을 잃고 헤매던 시절을 생각하여 다시는 그러한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고. 글쓰기 코칭방의 자칭 글쓰기 고수들도 답은 우연히도 비슷한데, "글쓰기에 서툰 글린이들을 돕기 위해서"라고, 자신이 "글을 잘 못쓰고 헤매던 시절을 생각하여 다시는 그러한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고.
이쯤 되면 리딩방 스승님과 코칭방 작가님은 같은 학원을 다닌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아니면 동일 인물일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왕 돈을 벌 것 주식 투자나 리딩을 하지 왜 돈도 잘 되지 않는 글쓰기에 투자하여 코칭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돈이 안 돼서 투잡 같은 것을 뛰는 것일까?
그러나 수익원은 둘 다 비슷하기에 이 바닥을 평행세계라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주식 리딩방이나 글쓰기 코칭방이나 주로 하는 것은 리딩과 코칭일 뿐 실질적인 투자나 글쓰기는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주식은 매매하지 않으면서 주식을 콕 찝어 주고, 자신의 글은 잘 쓰지 않으면서 글쓰기 방법을 콕 찝어 주는 것은 비슷하다. 그리고 가끔 주식 계좌의 높은 수익률과 성과를 보여주는 것처럼, 글쓰기도 높은 조회수와 구독자와 별로 읽어봄직 하지 않지만 출간된 책을 슬쩍 보여주며 글쓰기의 수익을 현혹한다. 그리고 주식 매매 기법책과 강의를 팔듯이, 돈이 되는 글쓰기 책과 강연으로 결국 현혹하는 코스조차 데칼코마니로 닮아 있다.
그러나 리딩방에서 추천받은 대박, 텐배거 종목은 정작 매출이나 이익이나 신용도가 형편없이 주가만 부풀려져 있는 리스키 한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글도 내용도 별로인데 구독자만 넘치는 코칭방의 작가는 코칭을 핑계 삼아 대박을 꿈꾸는 불신용의 글쓰기 방법을 설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편 '브런치'도 이러한 자본주의 시스템을 흠모하여 글을 주식과 같이 노출하고 테마를 일으켜 떡상 시키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주식과 코인의 거래가 늘면 거래소가 가장 큰 이익이 되는 것처럼, 브런치도 사실은 주식이나 코인의 거래소가 되고픈 것일지도 모른다. 조회수 급등 작가는 상한가 종목 같고, 뜨는 브런치 작가는 추천 주식 종목처럼 보이고, 요일별 연재 추천은 테마주처럼 보이는 것은 제발 지나쳤다고 말해주길 바란다.
결과는 알다시피 뻔하다. 리딩방의 주식은 한탕 크게 하고 빠진 후 다른 리딩방을 열어 또 주린이들을 유혹하는 것처럼, 코칭방도 한탕 글로 크게 해먹고 또 다른 코칭방에서 한탕이 가능하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우량한 기업과 마찬가지도 글쓰기도 우량한 책 읽기의 인풋 속에 자속가능한 글 쓰기의 아웃풋이 가능하다는 것을 부인하면서 말이다.
다행히 리딩방의 주린이와 달리 코칭방의 글린이는 책 몇 권으로 크게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마음의 상처에 글쓰기에 트라우마가 쌓이는 것은 단순히 돈 이상으로 자기 존재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뜻깊고 진정한 글쓰기 코칭은 여전히 존재한다. 글쓰기는 단지 좋은 글을 읽는 것 만으로 힐링이 되고 글 속에 이미 글쓰기의 방법이 훌륭히 코칭되고 있는 놀라운 독심술을 보여준다. 코칭은 그 방법을 배우는 시간을 조금 단축시키고 기교를 좀 더 익힐 뿐, 글쓰기의 본질을 익히는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글쓰기는 리딩방에서 다루어져야 할 떡상이나 대박 같은 것과는 다른 것이다.
혹 글의 떡상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유형이라면, 빠르게 글과 책을 내고 돈을 벌고 싶은 민첩함이 자신 있다면, 힘들게 글을 쓸 것이 아니라 그 에너지로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 왜냐하면 그쪽이 훨씬 가능성이 높고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글쓰기 코칭방이 아니라 주식 리딩방에 있어야 될 사람이었을 수 있다. 자 곰곰이 다시 생각해 보고 소질을 재발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