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릴 오후를 기다리며 커피 마시기는 아껴두기로 합니다. 가을비가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고 음악을 들으며 심연에 젖은 커피를 홀짝거리고 싶거든요.
지금은 비록 날이 맑아서 마음도 바스락거리지만 오후에는 일기예보에서 분명 비가 내린다고 했거든요. 확률도 70~90%에 이르므로 이번에도 속았다고 하지는 않을 듯 싶지요.
다만 너무 오후 늦게 비가 내릴 경우가 문제이긴 합니다. 방점은 비가 좋은 것이 아니라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고픈 것인데 주연은 와서 기다리는데 조연이 너무 늦게 나타나서는 안되거든요.
한편으로는 비가 좋아서 그런 건 아니에요. 비가 내리고 나면 저 잎들이 다 떨어져 내릴까 봐 그래요. 그래서 가을이 가 버릴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에 커피로 진정시키고자 하는 마음에 그래요.
비가 내릴 오후 전에 마지막 가을 마실을 다녀온 후 가을비가 내리는 오후에는 창 밖을 바라보고 음악을 들으며 심연에 젖은 커피를 홀짝거릴 거에요. 이것은 거의 완벽한 하루 계획이었다고 여기면서요. 비가 와도 괜찮았다고.
그런데 비는 과연 제시각에 도착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