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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Nov 18. 2022

빈 살만과 사우디의 미래

feat 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

마침 아랍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 중이었는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방한을 했다고 하니 아랍 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기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기는 그림이 아니라 글이 쓰여 있습니다.

'알라 외에는 신이 없으며, 무함마드는 알라의 사도다'라는 아랍어라고 하네요. 그 아래에는 긴 칼이 자리하고 있어 호전성을 나타내은 것 같지만 이는 정의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국기부터 범상치 않지요.


'무함마드'는 알다시피 알라신의 계시자로서 의 전통(순나)헌법이며 사우디는 이슬람을 국교로 한다고 헌법에 아예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국기다시  상징하고 있는 듯 보이네요.


현재 사우디 왕가는 1900년대 초 '압둘아지즈 빈 압둘라흐만 알사우드'에 의해 세워 집니다. 그는 어린 시절 사막에서 전투와 생존기술을 터득하고, 전사가 되어 부족 국가에 불과했던 사우디 지역을 하나하나 복속해 나간 입지전적의 물이지요. 그 후 강력한 리더십으로 수많은  부족과 가문들로부터 충성 서약을 받고 정략결혼을 통해 22명의 아내와 45명의 아들 및 수십 명의 딸을 둔 고려의 왕건왕이 되었습니다.


압둘아지즈가 건국의 엉웅이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풍요를 가져온 것은 3대 왕인 파이살 왕이었습니다. 압둘아지즈의 비운의 첫째 아들은 죽고 둘째 아들인 사우드 왕에게 다음 왕이 승계되었지만 둘째 아들은 석유 수출로 들어온 돈을 물쓰듯 쓰다 보니 아무리 석유부자라도 이것이 감당이 안되었나 봅니다. 결국 왕가로부터 폐위를 당할 지경에 이르렀고 그의 동생 파이살 왕이 3대 왕에 오르게 되었으니까요.


파이살 왕은 불과 열세 살의 나이에 국내를 떠날 수 없었던 아버지를 대신해 다섯 달간 영국과 프랑스를 다니며 호된 외교 수업을 경험합니다. 그때 영국과 프랑스는 사우디 뿐 아니라 중동을 좌지우지할 열강이었지요. 이살이 영국 외교장관 조지 커즌을 만났을 때 그는 파이살에게 사탕 하나를 건네며 어린아이 취급을 합니다. 이런 냉대를 받으면서도 파이살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사우디의 미래를 꿈꿨다고 할 수 있지요.


이후 국왕이 된 파이살은 1973년 드디어 석유를 무기화하는 전략을 실행에 옮기며 사우디를 풍요의 나라로 탈바꿈시킵니다. 사우디의 GDP가 1972년 97억 달러에 불과한 반면 1981년에는 1,843억 달러에 이른 것을 보면 얼마나 비약적 발전이었는지 알 수 있지요.

우리에게는 '오일쇼크'라고 불렸던 사건이 사우디에게는  '오일승리'의 시간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파이살 왕은 1964년부터 1975년까지 겨우 십여 년을 이끈 후 조카에게 암살을 당해 6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는군요.

무함마드 빈 살만

그 이후 혼란을 거쳐 현재 사우디를 통치하는 왕은 8대 '살만 빈 압둘아지즈'이고 파이살 왕보다는 스물아홉이나 어린 동생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은 그의 아들이며 왕세자이지요. 그의 등장 2세대 왕의 시대가 끝나고 3세대로 넘어감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빈 살만은 그동안 발끝까지 온몸을 가리는 '아바야'입어야 되고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덮는 '니캅'착용해야 했던 여성에게 보다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하고 운전과 여행도 가능케 하는 등 개혁적인 면모를 보이고는 있지만 우리 시각에서는 이런 제도 자체가 있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든 나라이기도합니다. 마치 현대에 존재하지만 아직도 중세의 국가가 존재하는 것 같은, 먼 과거의 외계에서 온 종족 같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살만은 "재산이 2,800조 원이다", "만수르 보다 10배 부자다", "롯데호텔을 통째로 빌렸다"라고 떠들썩 하지만 사우디는 정말 아직 중세의 절대 왕정 같은 무서운 나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백성도 왕족도 아닌, 그들에게 우리는 정말 이민족 노예이거나 외계 노예에 불과하게 보일 수 있거든요.


예전 회사에서 사우디에 오피스를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거의 그쪽에서는 일하는 직원들을 노예 정도로 인식하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사우디 사람들은 거의 일을 하지 않고 만나기도 힘들며 실제 일은 채용된 외국인들이 모든 일을 담당하고 있었지요. 게다가 사우디 내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거의 억류되다시피 하여 주재원을 사우디에서 탈출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오피스는 아예 문을 닫아버렸지요.


아마 사우디에서도 이제 그것이 문제가 되나 봅니다. 석유로 인해 그동안 일하지 않고도 돈을 줘가며 일 시키고 잘 살았는데 석유가 점점 고갈되어가고 있으니까요. 그 사람들이 갑자기 그 습성을 버리고 일을 시작하게 될지는 빈 살만 만큼 저도 의문이거든요. 하기야 사우디 거지가 받는 금액은 단위가 다르다고 하던데 그것이 궁금하긴 하네요.


빈 살만의 어마 무시한 2,800조의 재산도 미국이 다른 마음을 먹으면 지킬 수 있다는 보장도 없을지 모릅니다. 지금껏 왕을 유지한 것은 미국과의 윈윈 전략이 전부였는데 지난번 빈 살만의 감산으로 바이든이 화가 많이 난 것도 위험해 보이지요.

빈 살만 / 부자중의 부자

여하튼 반 살만의 이번 방한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례적으로 모든 재벌 총수가 총출동하는 등 그야말로  살만은 왕 중의 왕 , 별 중의 별, 부자중의 부자 같았습니다. 그러나 부자가 하면 3대는 가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바로 3세대 차기 왕이라는 점이 걸리긴 하네요. 그를 치켜세우던 이들도 석유왕 놀이가 끝나면 언제 등을 돌릴지도 모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사우디도 중세 또는 외계 제국의 왕 놀이는 그만하고 현대로 자유롭게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일단은 석유 로또 친구는 친하게 지내야겠지만요.

그들의 신의 축복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

한줄 서평 : 맘에 안 들어도 석유 로또 친구는 친하게 지내야지 (2022.11)

내맘 $점 : $$$

손원호 지음 / 부키 (2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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